Yours Truly.
(와 로그인 세 번 하고 이메일 인증까지 하고서야 들어왔네. %#$#%ㅕ@*&@%#$. 앱 안 깔고는 맛폰에서 글도 못 쓰게 만들어놓고서는. 빡친다.)
여튼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좋았음. 뉴질랜드 풍광을 떼어다가 유고슬라비아에 이식시킨 줄은 몰랐다만 산 맵시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했다. 한 삼분지 일쯤은 레슬리 오돔 주니어 보러 간 거였는데 이 양반이 핵심 역할들 중 하나를 맡았을 줄이야. 심지어 역이 커졌어. 주요 배역들을 맡은 배우들의 커리어와 인지도를 생각할 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역이라 감정적으로는 좋았고 이성적으로는 다른 흑인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캐스팅이 불발되었나 싶었다. 퍼오인POI에서 늘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아서 신기했지만, 정말 귀기울여 들어보면 군데군데서 특유의 음색이 나오는 걸 봐서는 듣는 사람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역이나 연기는 뭐 기대했던 만큼 좋았고. 워낙 지명도가 없어서 이야기가 안 되는 건 아쉽지만 본인 커리어에는 도움을 받겠지.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궁금하긴 하다.
나머지 얘기는 다른 데 써놨으니 시간 나면 이식하기로 하고, 그래도 덧붙이고 싶은 건 마지막의 미셸 파이퍼 연기. 케네스 브레너가 잡은 톤이 그랬던 것이겠지만, 전부터 이 장면은 차분하게 연기해주기를 몹시 바라고 있었는데 역시나 절규하는 톤으로 가더라. 74년 영화가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만 소설을 읽으면서 늘 그 장면은 감정을 절제한 호소로 읽혔는데 말이지. 푸와로가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소리를 늘어놓는 각색도 영 안 어울리긴 했지만, 그건 그 정도로 설명 안 해주면 관객들이 푸와로의 개심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아 우려해서 넣은 정도로 이해했다. BBC 드라마랑 비슷한 톤 같기도...? 그리고 워낙이 푸와로는 세월에 닳아서 티를 적게 낼 뿐 감상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캐릭터라 딱히 나는 잘못됐다는 느낌은 없었다. 캐서린은 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모, 투입되는 자본이 커지고 프랜차이즈화를 노려볼 만한 작품이라면 그 정도의 떡밥 투입은 감수해야 하는 것 같아서 포기하고 보는 부분.
운을 뗐으니 이제 며칠에 걸쳐 수정하면서 길어지겠지. 다른 데 써둔 부분도 옮기긴 해야겠다.
추가 1. (내 이럴 줄 알았다 ㅋ) 쓰고 나니 생각난 얘기. 이 영화는 동시대 관객들 취향에 맞게 각색을 하려다가도 원작을 지키려다 보니 과감하게 못 나갔는데, 이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늘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이거다. player가 십여 명인데 다들 합의하여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가 없다. 결국 푸아로도 용의자들을 따로따로 떼어내어 한 명씩 심문하면서 진실에 다가가지 않는가 말이다. 애초에 눈사태와 탐정의 등장으로 인하여 원래 세웠던 계획에서 많이 일탈했기도 하고. 그렇다면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면서 그 중에서 독자적인 행동으로 푸아로를 교란하거나 하려는 사람이 안 나올 수가 없는 거지. 이 영화도 그런 가능성을 조금 탐색하긴 했다마는(eg. 저격 시도가 등장하는 장면), 아무래도 원작을 보존하려다 보니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는 못 나갔다. 원작의 존재감이 워낙 거대하다 보니 할 수 없다마는, L.A. Confidential이 원작을 해체하여 재구성했듯 그렇게 했어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첫째로 힘든 작업이고 둘째로는 악평을 들었겠지.^^
조금 많이 좋아하고 그보다 더 많이 의지했던 분이 그런 얘길 한 적이 있었다. 주변인들이 잘 해나가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좋다고. 내 주변인은 아니지만 잘 지내는 모습 보면 마음에 위안이 된다.
정말 뒤늦게 '도깨비' 보는 중. 드라마가 구현하고자 하는 톤이 나랑 맞는다. 대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몇 장면에 낚여 시도했다가 결국 그 장면들만 볼 만했다는 걸 깨닫곤 하는데 이건 그냥 죽 보게 된다. 물론 틀어놓고 딴짓하다 되감기하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하긴 하는데(성의없죠 죄송) 그래도 일단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죽 따라갈 수 있다… 근데 그건 제작진의 공이기도 한데 배우들 덕이 큰 것 같다. 주연진 중에 연기 거슬리는 사람이 없으니.
근데 티스토리 로그인은 갈수록 번거로워진다. 내가 매일같이 드나드는 게 아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찌된 게 올 때마다 더 불편해지는 느낌이라 점점 더 뜸해진다. 핑계인가. 그럴 거야.
엑스파일 촬영은 지난주부터 시작했다고. 일정보다 당겨진 거라는데 미리 알려진 촬영 장소는 없는 모양. 기간은 짧아도 깊이 고민했긴 한데 애초에 내가 맘먹을 수 있을 만한 사안이 아니긴 했다. 나는 아직도 스컬리 요원의 외양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이게 다 안 돼서 만만치 않게 적응을 요하는 멀더 요원의 외모 변화에는 손도 못대보고 있음.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8,9시즌에 조역들을 다 죽여버려서 크라이첵도 못 나오고 론건맨도 못 나오는 게 슬프기 짝이 없고, 레이어스 스토리라인은 아 혈압이 오르고, 10시즌 만만찮게 완성도가 심란했는데 11시즌이라니 어쩌려나 아니 왜 11시즌이야 10시즌 나머지 반이라고 하지 이러면서 정말 두서없이 뒤섞인 생각들을 자주 하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내 일상과 섞일세라 조심스레 넣어두고 가끔 보물처럼 꺼내보고 조심조심 겉만 쓰다듬어 볼 뿐이다.
요샌 밤에 잠이 깊이 들지 않아서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에어컨 소음, 환풍기 소음. 환풍기 소음은 적응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어째 요새는 더 의식되는 느낌.
그러게 밤에 글쓰면 안된다니까. 뭐 올릴 거지만.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