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재생 걸려있음.)
CHUCK은 삽입곡도 좋은 편이지만 오리지널 스코어도 (드라마의 전체 분위기를 생각하면) 가끔 기만적일 정도로 좋은데, 이 음악은 이름은 Chuck and Sarah love theme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슬픈 장면에 정말 많이 동반된다. 굳이 그 두 사람 아니라도.
by Tim Jones
(반복재생 걸려있음.)
CHUCK은 삽입곡도 좋은 편이지만 오리지널 스코어도 (드라마의 전체 분위기를 생각하면) 가끔 기만적일 정도로 좋은데, 이 음악은 이름은 Chuck and Sarah love theme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슬픈 장면에 정말 많이 동반된다. 굳이 그 두 사람 아니라도.
by Tim Jones
퍼오인은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캐스팅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 이 드라마를 쓸데없이(;;) 진지하게 보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 물론 제일 크게는 드라마가 진지하니 그런 거지만. 그리고 금주의 번호들이 거진 다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보니 캐릭터가 좋은 경우도 많고. 특히 좋았던 사람들이 좀 있어서, 에피소드 가이드를 만들다 자연스럽게 정리를 하게 됐다. 내친 김에 포스팅으로 만들어 보았다^-^;
내가 느끼기에 팬들 사이에 많이 회자됐던 케이스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서 내 맘대로 분리해서 썼고, 순서는 무순이긴 한데 대강 등장 순서를 따라가는 것 같다. 4시즌 말까지 포괄하고, 원래는 이주의 POI 중심이었지만 각잡고 목록 뽑다 보니 나중엔 시즌별 조연들도 많이 들어갔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스포일러밭이에요^^
내 안에서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하고 BBC 셜록하고 얼마나 잘 섞였는지 이 티저가 첫 20초 동안 위화감이 전혀 없다=0=.... 쩌네.
그래서 놀라서 포스팅했다.ㅡㅡ; 하지만 '셜록'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홈즈 형제 간 관계인데, 마이크로프트가 등장이 없어 조금 아쉽. 허드슨 부인에게는 미안하게도 내가 별로 관심이 없고 - 하필이면 티저 내용이 그 얘긴데 헙;; - 홈즈와 왓슨 간 관계는 영화 쪽이 더 보기가 좋다.
어쨌든 이렇게 연쇄침묵^^을 끊었으니 오늘에서 내일쯤은 퍼오인 에피소드 리스트업을 정말 해야겠다. 100% 내 작업이 아니고 가져온 것에서 기반한 거라 올리는 게 내키지 않아 내버려뒀는데, 더 묵히면 안 되겠어. 그 글이 올라가면 이 문단은 지울 예정.
제대로 된 포스팅을 해본 지가 백만년이라 태그 먹이는 거 다 까먹었다. 퍼오인 3시즌 중반부 스포일러 있으니 알아서 주의하시라. 즉 방송을 실시간으로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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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가 3시즌 중반에 확 죽는 바람에 여럿이 멘붕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만, 이 에피 나가고 얼마 안돼서 CBS 방송에 출연한 타라지 인터뷰를 최근에 봤는데 매우 새로운 내용이 있다. (물론 나한테 새롭다는 거... 현지 팬들이나 POI 소식 빠르신 분들이야 다 알고 계셨을듯?)
처음 해봐서 이게 먹힐지 잘 모르겠네.;; 2분 15초 정도서부터 문제의 이야기가 나온다. 요약하면, 타라지는 POI 출연 계약할 때부터 이 캐릭터가 죽음으로 퇴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거.=0=;;;;;; 동료 배우들한테 비밀지키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우아 멘붕. 조나스가 자기들은 장기방송 기록 세우는 데 관심 없다면서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할 때 알았어야 했건만. 파일럿 찍을 시점부터 예정되어 있었다니 놀랍다. 그리고 카터 캐릭터의 인기 나아가 카리스 지지자들의 존재를 씹고; 예정한 대로 이야기를 끝냈다는 게 더 놀랍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을 뿐 뭘 증명하거나 강변하려는 게 아니라는 포인트는 알겠는데, 주연급으로 이만큼 좋은 유색인종 여성 캐릭터가 워낙 드물어서 너무너무x100 아쉽거든. 이 드라마를 길게 보고 있지 않다 하여도 너무 일찍 퇴장한 감이 있다.
나는 카리스 파는 아니지만 - POI의 히로인은 핀치 - 카터 역이 정말 드물게 곧고 선하면서도 도그마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희생자로 끝난 결말이 많이 씁쓸하다. 그리고 테일러랑 정말 좋았단 말이다. 테일러가 졸지에 엄마 잃은 아기새;;;가 된 게 생각만 해도 슬픈데, 이게 다 제작진이 원래 생각했던 HR 스토리라인이 마무리가 돼서 카터의 캐릭터의 쓸모가 다했군, 이래서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면 좀 더 슬퍼진다. 자꾸 XF 얘기 꺼내서 미안한데, XF 중반에선 아예 별다른 맥락 없이 캐릭터들을 뜬금포로 죽였기 때문에 이들이 스토리텔링에 봉사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냉혹한 현실에 대한 반영으로서의 상징성을 획득하게 됐었다. (예외는 멜리사 스컬리 정도...? in retrospect, of course.)
아니 근데, HR 스토리라인 끝났다고 퇴장해야 한다면 그건 퍼스코 쪽 아냐...? 이 캐릭터의 운명이 어찌될지 갑자기 겁이 더럭 난다. 3시즌 20에피였나 21에피였나에서 핀치가 워싱턴 원정가는 데 퍼스코랑 동행해서는 꽁냥꽁냥하길래 몹시 웃었는데, 마음놓고 즐거워할 일이 아니었나.
그러니, 드라마를 보면 보는 거지 왜 이렇게 마음을 졸여야 하느냔 말이다.^o^
내가 XF를 볼 때도 스토리 진행의 측면에서 만듦새에 감탄해 본 적은 많지 않은데 - 순수하게 이야기 자체에 감탄한 적이야 매우 많지만 - POI는 어허허, 오늘 이야기 진행하는 거에 감동했다. 이렇게 쭉쭉 뽑아나가는 드라마라니;; 그러면서도 말이 되고 긴장감 유지하고 심지어 작품성까지 일관되게 지켜가고 있어. 엄청나다. 다들 장인들인가. 이렇게 날롬 봐버리기가 미안할 정도다. 아니 기계의 비호 아래 irrelevant numbers 구출이라는 premise로 시작한 드라마가 3시즌만에 그 전제를 깨버렸어;; 어쩌겠다는 거야 이거… 근데 입이 벌어지고 감탄만 나와. 그냥 닥치고 멋있어.
옆길로 잠깐 새서. 아무래도 배우가 배우다 보니 숙부님에게 다들 감탄하는 모양인데, 나는 한 시즌짜리 소모품(;;)이었으나 콜리어 역의 배우가 정말 잘 해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제일 얼척없기 쉽고, 가뜩이나 소화하기 어려운 대사들만 한 시즌 내내 잔뜩 받았는데, 엄청 말이 되게 소화해주었다. 우리네 세상에 데시마보다도 존재하기가 어려운 게 자경단이고 - 마지막에 그럴듯한 설명이 따라붙긴 했지만 - , 자경단의 구호, 이념은 너무 순진하게 직설적인 데다 이 드라마의 기본 시선이 도서관팀에게 맞춰져 있는 터라, 자경단 쪽의 입장은 straightforward하게 풀어내기 어려울 정도인데 그걸 그만큼이나 설득력 있게 만들고, 특히 도서관팀과 데시마팀과 맞설 만한 하나의 축으로까지 올려줄 수 있었던 것은 7-80% 이상이 콜리어 역 배우의 연기 덕이었다고 본다. 이를테면… 음… 이런 데 끌어다 쓰기 미안하긴 하지만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의 패틴슨(이름 맞나)이 이 역에 붙었다고 상상해 보면, 웃음만 나올 것이다. 특히, 이건 제작자들이 연기 톤을 제대로 잡은 거기도 하지만, 콘트롤처럼 강강강 일변도의 캐릭터가 아니라 핀치, 쇼와 상대할 때 인간임이 엿보이게 연기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드는 선택이었다. 목표 외에 다른 건 보지 않는 미친 사람이 맞긴 한데, 웃을 때는 정말 사심없이 웃어서, 그 점이 매우 좋았다. 이를테면 금고 털러 왔을 때 핀치가 퍼스코를 해치지 말라고 협박조로 말을 꺼내자 "please," 하면서 '너나 나나 당신이 개미새끼 한 마리 해치지 못할 사람이라는 걸 알지 않냐. 당신은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다'고 미소로 말할 때, 그때 정말 hidden agenda 없이 웃어 놀랐었다. 그 타이밍엔 '넌 절대 누굴 해치지 못해 ㅋㅋ' 이런 뉘앙스로 웃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게 아니라 그냥 웃는다. 핀치의 그런 면은 존중하고 좋게 본다는 듯이. 물론 그래놓고 1분도 안 지나서 다른 데로 끌고가서 가둬놓고 괴롭힐 것 같이 나오지만. ;) 특히 오늘 에피소드의 기본 세팅인 kangaroo court가 정말 매우 무리였는데, 작가들이 배우 믿고 질러버린 거 아닌가 싶다.^^ 사실 오늘 에피는 플롯만 요약해서 써놓고 보면 '어쩌라고' 소리가 나올 줄거리다. 이게 이렇게까지 설득력 있게 구현이 된 게 놀라운 거지. 그리고 설정이 품은 가능성을 (이렇게 일찍) 극한까지 밀고 가는 작가들의 미친 짓거리도=_=;;
10년만 전이었어도 이런 역은 닉 리가 정말 잘했을 텐데. 그리고 마스크는 너무 성마른 이미지여서 적절치가 않겠지만 크리스 오웬스도 시키면 잘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게 캐릭터의 효용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생각날 정도로 정말 좋았다. 나는 여기서 처음 보는 배우인데 앞으로 매우 기대된다. 미드는 스릴러나 서스펜스 계열이 많으니까 앞으로 좋은 역으로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듯.
그리고 The Practice랑 Ghost Whisperer 이후 오랜만에 보는 캠린 만하임. 만세다. 시리즈가 캐릭터에게 불친절하면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에 많은 걸 의존하게 되는데, POI는 가끔 오늘의 POI 캐스팅에서는 헛발질을 할 때가 있어도 조연 캐스팅에 있어서는 실수가 없다. 루트를 보라!^^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기계와의 접촉을 배제한다는 원래의 대전제도 루트가 본격적으로 기계와 소통하고 활동하면서 진작 깨진 상태다. 그리고 이제는 핀치도 그런 상황에 이의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다면 실은 핀치도 기계와 직접 접촉하려 할 만도 한데, 아무래도 핀치는 자신이 기계와 직접 의사소통하기 시작하면 빚어질 효과를 우려하는 것 같다. 자신도 기계를 오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 자기로부터도 기계를 보호하려 했던 그 정신이 아직 어디 가지 않았달까. 정작 기계는 핀치를 보호하려 안달하는데.
플롯은 얼척없는 에피소드가 떡밥은 정말 많이 풀었다. 핀치의 부상이라던가, 핀치와 리스가 떨어진다던가 - 핀치가 육체적으로 얼마나 약점이 많은지 아는 리스로서는 어지간해서는 핀치와 떨어지려 하지 않았을 텐데. 게다가 베어가 당연하게 리스와 떨어져서 핀치와 함께 간다 - , 쇼와 루트 간의 노골화된 동지애라던가… 보통 이 정도의 내용은 시리즈 피날레에나 나오는 거 아니었나?! 쌍제이, 무서운 사람…….
다만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핀치는 기본적으로 목숨은 버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임해왔던 것 같고, 가능하면 오래 일을 계속할 수 있게 이 세상에 붙어 있기를 바라지만 딱히 죽을 자리를 고르는 성품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 그동안 자기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그다지 긴장하거나 안타까워한 적이 없었다 - , 무슨 생각으로 도서관을 버리고 거리로 숨어드는 길을 택했는지 궁금하다. 아 물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닌 줄은 알아. 그러나 세상에 별 미련이 없는 사람인 것도 맞으니까. 다 뿔뿔히 흩어지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당분간은 번호 구하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인데, 그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살아 있는 이유가 이것으로 날아간 셈이라서. 실은 그가 죽으면 리스나 쇼 선까지는 굳이 위협당할 필요가 없다. 그리어도 (루트도 있는데) 핀치만을 콕 집어 위협적인 존재라 점찍고 계속 저지하려 했고.
ps - 이 드라마, 캐릭터 죽일 땐 정말 가차없다. 유언을 하고 죽을 수 있었던 캐릭터가 정말 손에 꼽는다.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 마크 스노우 정도?
한 가지 예상 밖이었던 것 - 캐릭터들이 영국 억양을 쓴다;; 나는 당연히 어떻게든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올 줄 알았었다. 걔네들이 원래 그렇잖아(__ )...라 생각했는데 원작을 존중해줘서 다행이었음.
그리고 방금 말한 원작 존중이 무색하게도 다른 픽션의 세계랑 섞었다!! 하고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그것도 알라딘이랑!! 제일 먼 곳으로 가라는 말에 램프의 지니가 원더랜드까지 쫓겨갔다는 거 정말 웃긴다. 귀엽다. 그건 귀엽긴 한데, 드라마 제목이 그리되면 좀 너무 misleading하지 않냐. 하긴 Once Upon A Time부터가 2시즌부터는 환상의 세계 속으로 아예 들어가버린 마당에 그런 말하기가 우습긴 하지만, 하지만 Alice in Wonderland는 원래부터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스토리였는데 그걸 꼭 굳이 다른 픽션이랑 섞어야 했나. OUAT가 이런저런 동화나라들 사이에 다리를 놓고 뒤섞고 있으니 그 브랜드에 속한 이상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상한 나라/거울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의 변주를 보고 싶었던 거지 알라딘과의 변신합체를 보고 싶었던 건 아닌데. 근데 왜 하필 램프의 지니를 택했는지 매우 궁금하긴 하다.
파일럿만 본 감상으로 말하자면 파일럿의 톤대로 진행되면 은근히 웃길 것 같다. 제작진이 기대하는 건 그런 게 아니겠지만... tongue-in-cheek 스타일로 진행한다면 계속 봐줄(;;) 의향이 있긴 한데, 파일럿이 너무 진지한 것으로 보면 그런 방면으로 웃겨줄 것 같진 않다만. 실은 그래서 웃겼다. 특히 붉은 여왕. menacing하게 보이고 싶은 모양인데 자파한테 너무 밀린다. 어린아이 떼쓰는 느낌이 더 강해. 더 미친 모습이어야 하는데.
램프의 지니 Cyrus가 외모가 좀 떨어져서 신기하게 여겼는데, Knave를 보고 나니 알겠어. 이쪽이 남주인공이군. 그리고 왜 앨리스는 항상 cheeky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2009년 TV영화로 나온 2부작 앨리스에 대한 불만도 앨리스가 너무 톤 조절 없이 강하기만 하다는 거였는데. 왜 앨리스는 항상 싸움에 능한 건방진 소녀지?
말 나온 김에 Alice(2009) 이야기도 조금. 원더랜드의 세계가 오늘날까지 나름대로 발전해왔다면 나왔을 법한 모습 중 하나를 다룬다는 세팅인데, 그러니까 현대적 각색이긴 하지만 약간 다르다. 재미있기도 하고 특이하기도 하고, 꽤 근사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정말 팬픽이다. 너무 조아^o^/ ...양팔 다 들고 싶은데 부호가 뭔지를 모르겠네ㅡㅡ; 다만 우습게도 위에 말한 이유로 정작 타이틀롤인 "Just Alice"는 취향이 아니었다. 그래도 금발을 벗어나는 모험을 했다는 점에서는 감독에게 점수를. 하긴 이 앨리스는 어차피 '그' 앨리스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라는 것이 있어서... 오즈의 서쪽 나라의 마녀가 원래는 초록 얼굴이 아니었는데, 모 영화 이후로는 그런 것으로 되어버려서 'Wicked'에선 주요한 플롯 장치 중의 하나가 엘파바가 초록 피부를 가졌다는 사실이었으니까.
여튼, 앨리스는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 그저 그랬는데, Hatter랑 Jack of Hearts가 일품이었다^0^;;.
해터는 character building이 좀 약하지만 - 영화 시작 이전의 행보와 비교해보았을 때 너무 고결하달까, 캐릭터 전환이 급작스러운데 그 뒤로는 그냥 그대로 밀고 나간다 - 그건 뭐 앨리스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해 두면 되고, 배우가 워낙 표정연기가 좋은 데다 wiki 말대로 suave하고 sincere하고 약간은 까불까불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Jack Heart는 stoic하다가도 사방에 매력을 뿌리는 스타일. 몸놀림, 특히 손동작,을 모델같이 근사하게 구사할 때가 있다. 씬에 들어올 때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들어온다던가 동작이 우아하다던가 하는. 자세도 늘 곧고. 하지만 모델 출신 같다기엔 우선 너무 안 말랐고(ㅎㅎ) 결정적으로 걷는 모습이 catwalk과는 거리가 멀다. 아마도 영화 제작진이 Hatter는 귀엽고 Jack은 예쁜 쪽으로(...) 이미지설정을 했던 모양. 근데 이 Jack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면, <스트라이크 백> 2시즌부터 들어와서 발바닥에 땀나게 뛰댕기는 그 사람이다.
Overall, 이 TV 미니시리즈가 팀 버튼 영화보다 여러 모로 낫다. 슬픈 일이지만(한쪽은 영화관에 걸린 적이 없다는 점에서..). 실은 팀 버튼이 Alice in Wonderland story에 별 관심도 없었고 매혹된 적도 없다니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다. 본인이 quirky한 상상력이 넘치다 보니 그리 대단해 보이지가 않았던 것일까. 여튼 Alice(2009)는 대놓고 팬픽임을 선언하는 분위기라 매우 좋았다. 특히 이제 Once Upon A Time in Wonderland와 비교하니 더. 뭐랄까, 후자에 비하면 전자가 더 순수한 팬심의 산물이라는 느낌이다. 원전에 대한 애정의 정도와 깊이를 느낄 수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생각을 갖는 것이 정말 plausible한 일인지 아니면 그저 넘겨짚기에 불과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내게 다가오는 바로는 그렇다. 다만, 이 TV 영화의 작가&감독인 Nick Willing은 Oz saga 가지고도 같은 작업을 이 전에 했었고(Tin Man, 2007) 이 영화 뒤에는 '피터 팬'을 가지고도 같은 작업을 했었기에(Neverland, 2011), 나름대로 의구심을 가질 만한 이유도 있기는 하다. ...여튼, 팬픽도 창작이다! 에헴. 그나저나 다른 두 TV영화도 매우 보고 싶다. 실은 이 Alice가 전개상의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개가 매력적이고 그리고 (약간 모순되게는 들린다만) 이야기가 좋아서, 다른 앨리스 각색물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바람에 Once Upon A Time in Wonderland까지 가게 된 것임.
아참, Once Upon a Time in Wonderland는 자파 역의 배우도 있지만 작가진에 제인 에스핀슨이 있어서 좀 더 궁금하다.
퍼오인 3시즌 보기 시작했음.^^
퍼오인은 시즌별로 완성도도 높지만 이야기의 완결도도 높아서, 새 시즌 시작하기가 겁나는 점이 있는 드라마다;; 시즌 마지막에 떡밥 큰 거 폭발시키는 미드의 관습을 나름 이해가게 만들었달까. 그러고 보니 퍼오인 1시즌 파이널은 그런 예에 속하는군; 근데 왠지 그렇다는 기분이 별로 안 들어서...;;
여튼, 지금은 2에피소드까지 진행. 이전 시즌과 비교하여 현재까지의 가장 큰 특징은 팀플레이 같다. 도서관팀의 폐쇄성이 돋보였던 1&2시즌에 비하여, 드라마의 기본 설정이 재구성된 느낌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들을 알고 있고, 자신들의 역할과 목적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쇼가 핀치의 뒤를 밟는 건 맥락이 다르니까.) 덕분에 이야기가 좀더 경제적이 되었고,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공간에서 움직이니 역동적인 점도 있고... 다만 POI 1시즌에서 특정 요소 - 핀치와 리스의 관계의 (정서적) 폐쇄성 - 에 꽂혔던 사람이라면 어떻게 반응할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여기서 조이가 빠져 있는데, 바로 다음 에피가 Lady Killer니까 그것까지 마저 봐야지.^-^
무엇보다 카터나 퍼스코가 충실히 자기 역할을 해주면서 서로의 뒤도 지켜주려는 게 좋았다. 경찰서 쪽은 예전부터 도서관 쪽에 비해 지리한 느낌이 있었는데(나만 그런가) 이제 좀 안정된 느낌. 이전 시즌들에 비해 이 두 에피에는 일을 부탁하는 장면은 거의 안 나오고 일을 하는 장면만 나온다.
2화에 등장한 대립세력은 글쎄... 데시마 테크놀로지로는 불충분했던 거신가?! 비밀결사는 좀 그런데. 하지만 결국은 풀어내기 나름이니 아직은 좀 더 봐도 될 것 같고, POI도 대체로 게스트들이 좋은 편인데 이 에피에서 반전을 선사하는 악당(??) 역도 연기가 좋아서 그 얼척없는 대사가 그나마 그럴싸하게 들렸다.;
그리고 에이미 애커, b=_=d. 솔직히 에머슨보다 더 무서우심. 쇼는 아담한 키 탓도 있지만 뭔가 보들보들한 느낌인데, 이 언니는 정말 무서움. 정신병원 씬에서 곧 무슨 일 날 것 같은 분위기인 건 다 이 배우 덕이다.
(3시즌을 볼 수 없어 욕구불만이라 쓰는 글. 3시즌 현재까지 내용 모름ㅠ_ㅠ)
POI는 강한 '언니들' 캐릭터가 많이 활보한다. 그 중에 미친 언니들(루트만 해도 입이 벌어졌는데 나중에는 쇼까지. 카라는 물론이고)이 좀 많긴 하지만, 내가 과문한 소치인지는 몰라도 카터만 해도 다른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고 - 게다가 그만한 비중으로는 - 조이 모건도 쿨하고 멋진 언니다.
근데 여기서 좀 재미있는 건, 과거의 여자들은 대개 수동적이고 '착한' 전통적 여성상인 반면 현재 시점에서 주인공들과 교감하고 interact하는 여성들은 다 '강한 언니들'이라는 거다. 재미있어. XF가 그랬듯 누구의 single mind가 뒤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하지만, 좀 웃긴다. 해서 실은 그레이스와 핀치의 삶이 앞으로 더 얽혀돌아가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그린 듯한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던가 하는 내용이 좀 더 있었으면 싶기도 하다. 제시카는 워낙 리스에게 있어 절대적이었던 존재라 그런 현실적인 존재로의 묘사가 좀 어려울 듯하고 위험도 더 크지만, 그레이스는 살아 있으니 핀치랑 계속 얽힐 여지가 있으니까. 그레이스에게 뒷얘기(내지 비밀)을 붙여달라는 게 아니라, 그 둘의 관계가 너무 이상적으로만 그려져서 현재로서는 그레이스가 거의 산(=실체가 있는) 사람 같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리스는 제시카랑 얽혀 있을 때만 해도 순수하고 순진한 면이 있는 셈이었지만 (실은 지금도 그렇다. 타고난 성격인듯) 핀치는 완전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애초에 그레이스가 loner라는 점 때문에 접근해볼 마음을 냈으니까, 두 사람의 관계가 그렇게 순백으로만 그려지는 게 좀... 웃긴다. 아무 것도 모르고 shell 속에서 보호받는 입장의 여자가 하나 정도 있는 것은 시비걸고 싶지 않지만, 주인공들의 과거에 유일했던 연인들이 둘 다 그런 캐릭터라면 좀 불쾌한 맛이 나서 말이지. 제시카의 경우는 리스에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고 목적이었으니 끝간 데 없이 미화된다 하여도 이해하겠지만, 그레이스까지 그러니까 좀 삐딱해지고 싶어진다.
이거 vent로군;;;;;;;;;; 3시즌 3에피가 Lady Killer라니까 생각이 나서.;;;;
여전히 생각 없고 소득 없는 2월. 본성을 거스르는 짓을 하려니 힘들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받네.
셜록 홈즈(이번 그 영화)가 당겼던 이유를 계속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만담이 좋아서;로 귀결하는 것 같다.;; 거기에는 자막이 은근히 한 몫 한 것 같고. 마이크로프트가 셜록의 동생이 되는 만행을 저지르긴 했지만, 뭐 평소에 관심이 없었으면 할 수 없는 것.
Limitations를 읽고 있다. 장편이라기엔 좀 못미치고 중편이라기엔 살짝 긴 정도의 길이인 것 같은데 서양 페이퍼백이 그렇듯 부피나 크기에 비해 가벼워서 생각보다 들고 다니기는 힘들지 않으나 진도가 정말 안나간다... 딱히 안 읽히는 것도 아닌데 실속없이 정신머리가 없어서 그런가.
우야든둥 터로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오자면 'core'에 어딘가 'coldness'를 간직한 여인네들 캐릭터를 내가 보기 벌써 세 번째인 것 같은데, 그렇잖아도 이 작가가 여성 캐릭터는 타자로만 다룬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터라 어쩌면 이게 근본 원인인가 싶기도 하다. 실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The Laws of Our Fathers부터 읽었어야 하는 건데 그건 읽기가 더 어렵고 길이도 더 길어서; 아 정말 누가 번역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사실 번역을 입에 담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을 내놓는 사람은 또 아니고...; 번역을 거론한다면 차라리(?) 아만다 크로스를 보고 싶은데 그건 나름대로 또 애로사항이 있다 보니... 에드워드 호크의 단편집이 나올 수 있으려나? 리버스 경감 단편집도 읽고 싶어서 몇 번이고 구입을 망설였었는데. 리버스는 장편은 너무 우울하고, 단편 정도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외로 흥미를 갖게 하는 플롯이 장점인 작가기도 하고.
말은 이상하지만, 사실 요새 추리소설은 영문 원서에만 손대는 것은 여유가 없어서이다-0-;; 요즘은 그쪽 커뮤니티에서 많이(more than I'd like, I should say) 떨어져 있는 판에 가뜩이나 읽는 책마저 현재 번역서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으니, 이래서야 원. 하긴 3-4년여쯤 전 일본 추리소설 번역이 쏟아져 나올 때부터 이미 벌어진 일이기는 했다.
와 오늘은 정말 두서없는 잡담에 충실하네.;;
날이 부쩍 추워졌다. 마음이 허하네.
1. 디스트릭트 9 보고 왔는데 엑스파일 생각이 아니 날 수 없었다. 동종주제를 다룬 건 그렇다치고라도 그 검은 '유동체fluid'... 같이 보신 분은 연료면 연료지 연료에 생물학적 감염물질이 말이 되냐고 투덜거리셨지만 나는 희희낙락했더란다-0-;;
...여기까지 쓰고 일 주일을 묵혔음. 더 못쓰겠다ㅡㅡ;;
웨스트윙 4시즌을 본격적으로 보았고, 2-3시즌은 드문드문 보고, 5-6시즌은 에피소드 가이드로 채우고 7시즌은 존 스펜서가 출연했던 때까지만 보고 1시즌을 매우 느리게 보고 있는 나로서는 모든 시즌을 다 뒤섞어 캐릭터에 대한 인상을 형성했던 것 같다.
여기 희생자가 된 게 아무래도 샘 시본이지 싶은 것이, 나는 이 친구가 퇴장하던 시즌부터 제대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다-0-; 따라서 나는 윌 베일리에 대해 상당히 빠르게 애정을 형성했고 (워낙이 아무때나 유머를 던져대는 geek스러운 똑똑한 캐릭터에 약하지 - 누구 떠오르시남요^ㅇ^), 그 캐릭터가 6시즌에서 맡은 역할에 많이 아쉬워했다. 반대로 샘 시본은 내게는 떠날 예정이었던 사람으로서 그 이전 시즌까지도 다소는 그렇게 돌아보게 된 감이 있다. 물론 나도 변명거리는 있다. 샘의 퇴장은 굉장히 길게 그려졌었다!! 그리고 웨스트윙은 이 시즌 저 시즌을 섞어서 섭렵한 탓에 내가 스포일러에 굉장히 관대했고, 따라서 세트 뒷이야기들도 이것저것 주워들었었다. 그 와중에 롭 로우가 떠나고 싶어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그 정보가 이 드라마에서의 샘 캐릭터의 원래 비중과 퇴장 사유에 대해서까지 완벽한 정리를 한 탓에 1-3시즌의 샘 시본까지 그 아우라 아래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난 오랫동안 내가 샘 시본에 대해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캐릭터 프로필을 이것저것 찾아보다 샘에 대해 내가 사전에 주워들은 정보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샘이 이상주의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우 정치적인 사람이라는 얘기였다. 후자를 먼저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파일럿의 샘의 첫 대사가 후자에 가까웠던 터라 나는 후자를 앞서 기억했다. 그래서 내가 편견을 갖고 시본을 보고 있나 하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입장이고 (그리고 아마도 그게 사실일 것이다) 해서 샘에 대해서는 별로 판단하지 않으려는 편이었다. 게다가 1시즌 전반부의 샘은 매우 열성적인 이상주의자였으니까, 샘의 그런 면모를 사랑하는 팬들의 존재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기도 했다.
사실 저렇게 말하면 반쯤 거짓말이다. 판단하지 않았냐 하면 실제로는 판단을 했으니까. 전에도 얘기했듯이 드라마 뒷사정에 대해 알게 되면 그게 픽션적 진실하고 뒤섞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게 잘하는 짓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일단 알게 되면 피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두 층위의 현실이 분리가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해서 나는 1-3시즌에서 노골적으로 수없이 변주되는 '샘 이상주의자'의 캐릭터플레이를 반쯤은 유리되어 뜨악한 기분으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샘 시본이 싫다는 건 아니고 몰입이 되지 않았다는 정도인데, 주로 뜨악함은 샘의 그 이상주의가 너무도 고상하게 그려질 때 나왔다.
요새 1시즌 14에피 Take the Sabbath Day를 하고 있다. 이 에피는 사형제도와 권력분립의 주제를 엮어서 다룬다. 연방대법원에서 연방법원을 통해 올라온 사형수의 상고 요청을 기각하자, 이 사형수의 변론을 맡았던 변호사들 중의 하나가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샘에게 금요일 밤에 급히 연락을 취해서는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다. 연방 죄수의 최종 사면권은 대통령이 쥐고 있으므로, 대통령은 사형이 예정된 48시간 안에 이를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샘은 주말에 휴가를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 친구를 잠깐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토비에게 뒷일을 부탁하려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토비의 소재를 자꾸 캐묻자, 샘은 토비가 다음날 아침에 어디 있을 것인가를 말해버린다.
나중에 토비가 샘에게 이 일을 추궁하는데, 샘은 이 이슈를 문제의 중대함과 옳고 그름을 논박함으로써 피해가려고 한다. 이게 내가 싫어하는 전형적인 패턴인데, 변명을 윤리적인 문제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말해서 목적이 옳으니 방법이 옳진 않아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자기 확신의 면모가 샘 시본의 캐릭터에서 간간이 보인다. 로리를 대하는 데서도 전형적으로 나타나지("You are trying to reform her(Josh)/me(Laurie)"). 윤리적인 문제와 방법상의 윤리의 문제는 같은 게 아닌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샘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언급으로 보아 알 수 있듯 난 그런 거 싫어한다.^^ (어쩌면 비슷한 방식의 화법을 구사해서인지도.)
여기서 샘은 앞서 말한 대로 사과를 피해가다 결국 '어쩐지 그 순간에는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고 실토하는데, 그 말에 토비는 "Okay." 하고 화제를 거기서 접는다. 분위기는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안하겠다는 톤이었다.
물론 이건 내 편견이 먼저 베이스를 깔아놓고 그 위에서 맘에 드는 사실을 취사선택한 경향이 없지 않다. 애초에 샘 시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유보적인 감정이었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묘사하는 드라마의 방식에서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을 찾아내고는 유레카를 외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리되지 않는 얘기를 정리해서 쓰려니 머리에 쥐가 나네ㅇ_ㅇ;;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가장 주인공스럽고 관객의 애정을 담보할 인물로 제시되었던 샘의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빠진 것이 다른 캐릭터들에 끼친 영향에 대한 거였는데. 하긴 TWW 이야기는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한데 늘 잘 안 나오는 쪽이었다.
1. The Reader 영화를 보았는데, 책에선 직접적 언급을 가능한 한 회피했던 수치심에 대한 이야기는 더 많이 하고, 책에서 많이 했던 죄의식(의 전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안 했다는 게 첫인상이었다. 더 묵혀 봐야 분명해지겠지만, 그래서 마지막 대화가 약간 오락가락했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전후 첫세대가 전쟁 세대에 던지는 질문을 주제로 삼았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책은 그보다는 더 복잡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1인칭 나레이션이 있을까 없을까 매우 궁금했는데, 답은 얻었다.^^
2. 그나저나 보고 싶었고 볼만했고 보고 있었는데 정말 피곤해서 눈꺼풀이 진짜 무거웠다. 집중을 못했으니 당연히 놓친 게 있을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본 탓으로 볼 건 다 봤다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레나 올린이 두 번 나온다는 건 눈치채지 못했다=_=)
3. 말 나온 김에, 한두 시간마다 '아 머리가 돌지 않아'를 중얼거리며 카페인을 찾아 나서는 내 모습이, 레몬즙을 공급해야 총기가 돌아오는 (그것도 10분간!) 자포드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장면에 웃는 게 아니었어.
엘러리 퀸의 단편 중에 'My Queer Dean'이라는 것이 있는데, 말하면서 무의식중에 단어의 자음을 바꾸어 발음하는 교수가 등장한다. vanished Bulgarian이 banished vulgarian이 된다던가 하는 그런 건데,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실수라서 학생들만 우왕좌왕하고 조교과 지인들은 웃는 그런 농담으로 묘사된다.
작가 엘러리다운 조크라서 귀엽게 봤지만 그런 캐릭터 자체는 좀 '용썼네' 류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제 떠들다 지극히 자연스레 '역도성 식류염'이라고 말해버렸다-_-;; 어찌나 황당했던지 말한 사람 & 듣고 있던 사람 모두 박장대소.
생각보다 그렇게 현실을 벗어난 설정은 아니었구나; 아무리 그래도 습관적으로 그런다는 건 좀 그렇지만.;;
1. 한동안 폭스채널의 노예처럼 살다가 (주로 몽크Monk와 본즈Bones 때문) 로앤오더Law & Order 2시즌부터 제대로 꽂혀서 한 달 넘게 The "soul" of L&O에 허우적대고 있는 중. 하지만 SVU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덜 먹힐 스타일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3시즌 방영 도중에 콜드 케이스Cold Case에 방송 시간을 내주고 자정으로 밀렸었다. 그러고는 더 할 계획이 없어 보였는데, 최근 7시 반 타임에 3시즌 재방송을 해주고 있어서 들며날며 보고 있다.
역시, 다시 보는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자세로 앉아 몰입하게 만드는 에피가 아주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중간중간 집중이 날아가는 경험도 솔찮이 하고는 있다. 재미가 없다는 뜻은 아닌데, 여러 번 보면서도 몰입도가 저해받지 않는 작품이 워낙 드문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엑스파일과 웨스트윙이 내 안에서 정말 대단한 작품인 것. 물론 그 둘 사이에서도 XF와 TWW의 격차는 꽤 크다.
그럼에도 배우들, 특히 고정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subtle한 연기 할 때는 정말 좋다. 그런 점 때문에 결국 또 보고 또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힘있는 에피소드들이 종종 터져주는 것 때문에.
2. L&O 3시즌 첫방 끝나고 나서 그 파트너쉽들이 아까워서 (→ 이 말은 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러니까 로앤오더는 고정 캐릭터 여섯 체제로 움직인다. 역할에 따라 경찰 쪽에 셋이 있고, 검찰 쪽에 셋이 있는데, 3시즌 끝나면서 고정 캐릭터 둘이 한꺼번에 바뀐다) 만만한 팬픽션닷넷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아뿔싸, 갑자기 EFC에 불이 붙었다. 이 시리즈는 사실 그다지 좋아하는 수준까진 아니었는데, 거기서 놀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좀 뒤져보다, 나와 프로파일링 & 시리즈에 대한 태도가 모두 일치하는 작가들을 생각외로 은근히 많이 발견한 것이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B급 SF인데, 기본 설정이나 캐릭터들의 성숙도 때문에 성인 시청자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물론 내 취향과 비슷해 보이고 길지 않은 작품들만 취사선별해서 읽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원래 드라마에선 아주 가끔 꼬리를 드러냈던 기묘한 아름다움을 증폭시킨 팬픽들을 간간이 만날 수 있다.
그 덕분에 시리즈 자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고, 그러다 어제 드디어 내가 이 드라마를 몇 편 녹화해 둔 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0-; 잊고 있었다. 오매불망 다시 보고 싶어하는 단 하나의 에피소드는 녹화를 못 했었지만, 원래 시리즈가 어땠었는지 거진 잊어가고 있던 터라 어제 한 번 다시 걸어봤다.
어설프긴 좀 많이 어설프더라 ㅎㅎ. 원래 이렇게 내놓고 미래세계인 SF는 스타트렉처럼 아예 배경이 다르거나 아니면 돈을 많이 붓지 않는 이상 티가 나기 마련인데, 파이널 컨플릭트Earth: Final Conflict는 돈 없어 보이고 배경도 지구인 데다 트와일라잇 장르적인 성격이 섞인 터라서 화면이 구린 건 어쩔 수 없었다. 좀 과하다 싶을 만큼 형광톤이 되는 것도, 그 때 볼 때는 잘 몰랐는데, 그 뒤에 다른 것들 보다 보니 어설픈 특수효과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 같거든. 배우들도 연기의 맥을 잘 잡지 못해 어설픈 것이 눈에 보인다. 4시즌이면 할 만큼 해왔고, 2-3년 이상 레귤러였던 배우들도 수두룩한데 연기하면서도 다같이 조금씩 어색해 하는 것 같았다OTL..
3. 중요한 건 가장 마지막에. 엑스파일에 대한 생각은 신기하게도 최근 줄어들었다. 나 자신의 원인도 있겠지만, 아마도 큰 부분은 I WANT TO BELIEVE 탓이 아닌가 한다. 이 영화의 존재가 은근히, 의식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을 바꾸었다.
M&S에 대한 묘사 때문일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영화가 closure이긴 한데 - 후속편이 나오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이다 - proper closure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이건 내 문제일까? 내 문제일지도 모른다.
최근 팬픽션닷넷에서 놀고 있습니다. 제가 접했고 캐릭터 또는 스토리에 일부나마 관심을 가져봤던 미드가 생각보다 꽤 많더군요. Popular나 Earth: Final Conflict처럼, 우리나라에는 방송되지 않았거나 방송되었어도 거의 이야기되지 않았던 시리즈들도 있습니다.
보통 TV시리즈 팬들은 웹에 팬픽션 아카이브를 별도로 가지고 있죠. XF에겐 고사머, 스타게이트 SG-1은 스타게이트팬닷컴이 있고, 로앤오더는 아포크리파에 주로 모이는 것 같더군요. 로스웰은 종영 전에는 크래쉬다운이 대표적이었는데 요즘은 활동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버피버스야 버피월드가 꽉 잡고 있지요. 그러니 팬픽션닷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도를 가지고 경향성을 운운한다는 건 좀 부정확한지도 모르겠지만, 목록을 죽 훑으면서 관심가는 걸 골라내다 보면 모종의 일관성이랄까 경향 같은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스타게이트나 엑스파일은 일단 대작들이 많고, 스케일이 큰 것들도 자주 나옵니다. 로앤오더는 의외로 비그넷 위주더라구요. EFC는, 최근에 찾아보고 놀랐는데, 시리즈의 메인 안타고니스트라 할 수 있는 산도발에 대해 양가적이거나 꼭 전향적이진 않다 해도 은근한 태도를 지닌 팬픽들이 제법 있더군요. 사실 원작에서는 그렇게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뤄지진 못했었어요. (아쉬웠던 부분이라...)
팬덤에서 팬픽이 나름대로의 경향을 수립해 가는 걸 보면 가끔 재미있을 때가 있는데, 스타게이트처럼 매 회가 포스트 에피 팬픽을 불러서 이게 독립장르화된다거나 아니면 엑스파일처럼 케이스파일/로맨스물의 분리 성향이 두드러진다던가 하는 장르적인 경향성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팬픽을 통해 캐릭터들에 대한 특정 프로파일링이 고착되는 현상이 제일 흥미로워요. 스타게이트 팬덤에서 잭과 다니엘 페어가 보이는 양상은 너무 정형화되어 재미가 없을 지경이고, 어느 드라마에서나 캐릭터에게 드리우는 트라우마가 강한 특정 에피소드들은 수없이 반복되죠. 심지어 겨우 2시즌 하고 끝났던 Popular에서도 커플링이 거의 정해져 있더라고요.
집단적으로 형성되는 독립적인 우주란 (종종) 재밌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함께 창조한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고 매우 강렬한 경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투입과 산출의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경우는 더 그렇죠.
(결론은 없습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엘러리 퀸은 내가 닮은 점이 있다기에는 너무 잘난 캐릭터지만 - 흥 - 공유하는 점이 하나 있긴 하다. 아마도 '엘러리 퀸의 모험'일 단편집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연인'에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엘러리가 신부에게 자신은 "되지 못한 상상을 잘 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내게는 늘 '돼먹지 못한 상상'으로 기억되는 이 구절-_-;;은 그 뒤에도 엘러리 퀸을 생각할 때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와서 깨닫고 있는데, 나 역시 그런 편이다-0-
사실 이 시간에 이런 거나 찾고 있으면 안 되지만...
덱스터Dexter의 음악을 맡은 (오프닝 테마 제외) Daniel Licht가 자신의 공식사이트에 덱스터 음악들을 공개하고 있었군요. http://danlicht.com인데, 문제는 지금 가보니 Dexter audio clip의 플레이리스트에 다른 음악들만 잔뜩 있고 정작 덱스터 음악이 없더라 이겁니다. :) 아무래도 오류인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군요. 1시즌만으로 사운드트랙 소식이 있다니 그런 문제로 내린 것일지도.
그러나 친절하신 구글신의 도움으로 더 친절하신 어떤 분께서 공개된 음악들을 한데 모아 zip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두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http://www.sendspace.com/file/yxrgrg 여기로 가시면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Dan Licht는 그 외에도 myspace를 통해 Dexter의 음악을 몇 곡 들을 수 있는 경로를 열어두었습니다. 주소는 http://www.myspace.com/danlichtdexter입니다. Jon Licht (혈연 관계이겠거니 싶습니다) 역시 Dexter를 위해 작업한 곡들을 myspace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http://www.myspace.com/suckerinc로 가시면 됩니다. Jon Licht의 공식사이트는 http://www.lichtmusic.com이고, 생긴 지 얼마 안 돼 아직 공사중이라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덱스터의 오프닝 테마 데모 버전을 듣고 싶으신 분들은, 오프닝 테마를 작곡한 Rolfe Kent의 홈페이지 http://www.rolfekent.com의 download 페이지에 가시면 파일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Kent가 작업한 영화 음악들이 다수 있으니까 관심있으신 분들은 더 들어보세요. Just Like Heaven, Kate & Leopold, Legally Blond I & II 등등 그리고 알렉산더 페인의 모든 영화(Citizen Ruth, Election, About Schmidt, Sideways)를 맡아 했습니다.
The X-Files
Millennium
Stargate SG-1
Monk
The Saint (이건 영화)
The Illusionist (이것도 영화)
Dexter
스코어에 관심 있는 작품들. 드라마 위주로 적었다. 영화는 리스트가 따로 있...나?
엑스파일은 너무 당연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초기 시즌보다는 3,4시즌부터 7시즌까지의 음악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9시즌까지 나온다면 Scully's Theme을 빼야 한다. 그리고 실은 밀레니엄 음악이 더 좋다^^; 호세 청 에피에 쓰인 음악 같은 건 엄지손가락을 세 개쯤 세워줘야 하고, 2시즌 A Room With No View의 'Love is Blue'도 거기 쓰인 버전으로 갖고;; 싶다. (역시 소유욕.)
Luminary 에피를 깜빡할 뻔하다니! 하지만 그건 대사 있는 버전으로 들어도 매번 홀려서 정신을 못차리기 때문에 음악만 따로 듣고 싶다는 생각은 잘 안 하게 된다. 스몰빌에서의 마크 스노우는 어떤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걸 확인하자고 드라마를 보고 싶지는 않아서. :)
Stargate SG-1은 오프닝 테마에 쓰인 원래 영화의 테마도 좋아하고, 스코어도 종종 정말 좋은 음악들이 있다. 이 드라마도 대사 없이 음악만 깔리는 경우는 드물어서 CD를 탐내게 하는데, 내가 아직 4시즌까지밖에 못 봤고 스코어 앨범은 두 장 나왔다는 게 갈등요인. 그리고 음악을 따로 들어서 괜찮을지 잘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다 좋긴 하지만 그런 느낌을 주는 스코어는 많지 않았던 것 같거든.
(물론 내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거다. 엑스파일이라면 극중에서 들어서 좋았으면 따로 들어도 좋을까 그런 고민은 안 한다-_-;;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밀레니엄도.)
Monk는 앨범을 들어보고 나서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는 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아직 내 머릿속 목록에 들어 있다. 정말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음악이 머리 사이로 술술 빠져나가 버리는 것 같아서... 그리고 재밌는 곡과 심심한 곡이 뒤섞여 있다. (대부분의 스코어 앨범이 그렇긴 하다.) 물론 1시즌의 오프닝 테마는 아주 좋아한다. Sideways OST를 좋아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그게 내 취향인 듯. 근데 둘이 같은 계열 음악이 맞나?
The Saint는 찾아온 햇수가 있어서 우야든둥 포기 못 한다-0-. (이젠 집착까지.) 아니, 감독이 DVD에 코멘터리 넣은 거 보니까 '소리'에 정말 신경을 썼더라고요. 그걸 봐서는 음악감독이 누구였건 간에 실망하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CD 표지가 정말 멋지더라. (쿨럭)
The Illusionist의 음악은 약간 단조롭지만 영화하고 잘 어울렸었다. 솔직히 음악이 뚜렷이 기억에 남은 건 오프닝, 클라이막스, 엔딩 이렇게 세 부분에 불과했지만 (그리고 세 부분 다 음악이 비슷하다). 그래서 목록에 넣어놓긴 했는데 우선순위는 낮은 편. 이 두 영화 말고도 뭔가 더 있었을 텐데... 소공녀? 머릿속에 목록을 만들면 이렇게 된다-_-
Dexter는 이번에 건진(?) 수작인데, 처음엔 오프닝 테마를 Rolfe Kent가 맡은 게 관심을 끌었다만 (그가 Sideways 음악을 맡았다), 지금은 오프닝 테마보다도 중간중간 당기는 스코어들이 종종 있어서. (음악가는 다르다.) 이것도 1시즌을 다 보고 나서 뭔가 말을 해야겠지만, 그리고 음반이 나와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코어 음반 시장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인기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제발 엑스파일하고 밀레니엄 좀 내주오ㅠ.ㅠ 다른 거 없이 음악만 들어보고 싶다고 진짜.
리뷰를 올린 바 있는, 피터 디킨슨Peter Dickinson의 소설 '에바 Eva'가 2008년 피닉스 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는군요. 소식은 디킨슨의 홈페이지에서 접했습니다. 피닉스 상은 1985년 제정된 상으로, 아동문학협회(인 듯한)에서 시상하며, 영어로 쓰인 작품으로 20년 전 출간되었으나 해당 해에 주요 상을 받지 못했던 작품들 중에서 선정한다고 합니다. 아동문학을 좀 더 홍보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는군요. 선정은 협회원들과 다른 이들(누군지는..?)이 임명한 위원회에서 하게 되어 있고요. SF 쪽은 따로 주는 것 같긴 한데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1989년부터는 Honor Book이라고 해서 한두 권씩 더 발표를 하기는 하는군요. 이건 수상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Phoenix Award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디킨슨의 다른 작품으로는 'The Seventh Raven'이 2001년 이 상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이걸 보고 드는 생각은, '그래, 역시 애들 용 책이었어...T_T'로군요. 아니 다른 뜻은 아니고, 번역본이 없어 원서로 읽었는데 어쩐지 술술 읽히더라 이 말씀입니다.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