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rs Truly.
(와 로그인 세 번 하고 이메일 인증까지 하고서야 들어왔네. %#$#%ㅕ@*&@%#$. 앱 안 깔고는 맛폰에서 글도 못 쓰게 만들어놓고서는. 빡친다.)
여튼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좋았음. 뉴질랜드 풍광을 떼어다가 유고슬라비아에 이식시킨 줄은 몰랐다만 산 맵시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긴 했다. 한 삼분지 일쯤은 레슬리 오돔 주니어 보러 간 거였는데 이 양반이 핵심 역할들 중 하나를 맡았을 줄이야. 심지어 역이 커졌어. 주요 배역들을 맡은 배우들의 커리어와 인지도를 생각할 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역이라 감정적으로는 좋았고 이성적으로는 다른 흑인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캐스팅이 불발되었나 싶었다. 퍼오인POI에서 늘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아서 신기했지만, 정말 귀기울여 들어보면 군데군데서 특유의 음색이 나오는 걸 봐서는 듣는 사람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역이나 연기는 뭐 기대했던 만큼 좋았고. 워낙 지명도가 없어서 이야기가 안 되는 건 아쉽지만 본인 커리어에는 도움을 받겠지.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궁금하긴 하다.
나머지 얘기는 다른 데 써놨으니 시간 나면 이식하기로 하고, 그래도 덧붙이고 싶은 건 마지막의 미셸 파이퍼 연기. 케네스 브레너가 잡은 톤이 그랬던 것이겠지만, 전부터 이 장면은 차분하게 연기해주기를 몹시 바라고 있었는데 역시나 절규하는 톤으로 가더라. 74년 영화가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만 소설을 읽으면서 늘 그 장면은 감정을 절제한 호소로 읽혔는데 말이지. 푸와로가 추상적이고 감상적인 소리를 늘어놓는 각색도 영 안 어울리긴 했지만, 그건 그 정도로 설명 안 해주면 관객들이 푸와로의 개심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아 우려해서 넣은 정도로 이해했다. BBC 드라마랑 비슷한 톤 같기도...? 그리고 워낙이 푸와로는 세월에 닳아서 티를 적게 낼 뿐 감상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캐릭터라 딱히 나는 잘못됐다는 느낌은 없었다. 캐서린은 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모, 투입되는 자본이 커지고 프랜차이즈화를 노려볼 만한 작품이라면 그 정도의 떡밥 투입은 감수해야 하는 것 같아서 포기하고 보는 부분.
운을 뗐으니 이제 며칠에 걸쳐 수정하면서 길어지겠지. 다른 데 써둔 부분도 옮기긴 해야겠다.
추가 1. (내 이럴 줄 알았다 ㅋ) 쓰고 나니 생각난 얘기. 이 영화는 동시대 관객들 취향에 맞게 각색을 하려다가도 원작을 지키려다 보니 과감하게 못 나갔는데, 이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늘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이거다. player가 십여 명인데 다들 합의하여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가 없다. 결국 푸아로도 용의자들을 따로따로 떼어내어 한 명씩 심문하면서 진실에 다가가지 않는가 말이다. 애초에 눈사태와 탐정의 등장으로 인하여 원래 세웠던 계획에서 많이 일탈했기도 하고. 그렇다면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면서 그 중에서 독자적인 행동으로 푸아로를 교란하거나 하려는 사람이 안 나올 수가 없는 거지. 이 영화도 그런 가능성을 조금 탐색하긴 했다마는(eg. 저격 시도가 등장하는 장면), 아무래도 원작을 보존하려다 보니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는 못 나갔다. 원작의 존재감이 워낙 거대하다 보니 할 수 없다마는, L.A. Confidential이 원작을 해체하여 재구성했듯 그렇게 했어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첫째로 힘든 작업이고 둘째로는 악평을 들었겠지.^^
조금 많이 좋아하고 그보다 더 많이 의지했던 분이 그런 얘길 한 적이 있었다. 주변인들이 잘 해나가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좋다고. 내 주변인은 아니지만 잘 지내는 모습 보면 마음에 위안이 된다.
정말 뒤늦게 '도깨비' 보는 중. 드라마가 구현하고자 하는 톤이 나랑 맞는다. 대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몇 장면에 낚여 시도했다가 결국 그 장면들만 볼 만했다는 걸 깨닫곤 하는데 이건 그냥 죽 보게 된다. 물론 틀어놓고 딴짓하다 되감기하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하긴 하는데(성의없죠 죄송) 그래도 일단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죽 따라갈 수 있다… 근데 그건 제작진의 공이기도 한데 배우들 덕이 큰 것 같다. 주연진 중에 연기 거슬리는 사람이 없으니.
근데 티스토리 로그인은 갈수록 번거로워진다. 내가 매일같이 드나드는 게 아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찌된 게 올 때마다 더 불편해지는 느낌이라 점점 더 뜸해진다. 핑계인가. 그럴 거야.
엑스파일 촬영은 지난주부터 시작했다고. 일정보다 당겨진 거라는데 미리 알려진 촬영 장소는 없는 모양. 기간은 짧아도 깊이 고민했긴 한데 애초에 내가 맘먹을 수 있을 만한 사안이 아니긴 했다. 나는 아직도 스컬리 요원의 외양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이게 다 안 돼서 만만치 않게 적응을 요하는 멀더 요원의 외모 변화에는 손도 못대보고 있음.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8,9시즌에 조역들을 다 죽여버려서 크라이첵도 못 나오고 론건맨도 못 나오는 게 슬프기 짝이 없고, 레이어스 스토리라인은 아 혈압이 오르고, 10시즌 만만찮게 완성도가 심란했는데 11시즌이라니 어쩌려나 아니 왜 11시즌이야 10시즌 나머지 반이라고 하지 이러면서 정말 두서없이 뒤섞인 생각들을 자주 하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내 일상과 섞일세라 조심스레 넣어두고 가끔 보물처럼 꺼내보고 조심조심 겉만 쓰다듬어 볼 뿐이다.
요샌 밤에 잠이 깊이 들지 않아서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에어컨 소음, 환풍기 소음. 환풍기 소음은 적응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어째 요새는 더 의식되는 느낌.
그러게 밤에 글쓰면 안된다니까. 뭐 올릴 거지만. :p
Martin Landau, Dr Alvin Kurtzweil in The X-Files: Fight the Future has passed away.
iconic figure들을 잃는 기분은 많이 이상하다. Tombstone이 25년 전 영화라는 걸 깨달았을 때랑 비슷한 기분?
May you rest in peace, and a happy journey.
또 던지고 갈 요량으로. 대저 이 시간에 하는 포스팅은 맛이 안 좋은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겠지.
1. 예전의 일상들을 복기하다, 이른 대선의 계절을 맞아 떠올린 '시티즌 빈스'. 어딘가에 감상을 쓰다가 덮어두고 끝을 내지 않았던 기억인데, 선거철 되면 꾸준히 생각나는 작품. 투표라는 행위와 인생을 되돌아보는 행위+그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를 너무 절묘하게 엮어 놔서 선거철마다 눈에 밟히는 작품. 게다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상황적 유머(빈스라는 인간이 좀 그런 감이 있다)를 좋아하는 사람한테 계속 낄낄거릴 거리가 제공되는 작품이다. 적절한 폭력과 사랑(?)도 있고, 연민도 있고 공감도 있고 그렇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12번 테이블 대표가 나오는 대목을 제일 재미있어했다.
그나저나 벚꽃 대선 얘기하더니 장미 대선이라. 첫째로 시적인 풍미가 있으면서, 아이러니가 매우 강렬하다. 장미 이름이 붙은 고유명사가 전세계적으로 몇 개 더 있지. 그러고 보니 이 블로그 이름에도 장미가!!
2.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동안 2006년 이전의 과거는 다소 빛이 바랜 것처럼 띄엄띄엄 기억나곤 했는데, 외부적 상황 때문에 강제적으로 처음에는 2004년의 기억이, 그 다음에는 2002년의 기억이 소환되는 몇 달간이었다. 대체적으로는 조용하고 눈에 안 띄게 행동하...ㄴ다고 하면 비웃음을 사려나, 하여간 튀지 않게 굴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씩 미친 짓을 하곤 했었다. trauma에 가까운 각인을 남기는 특정 기억들이 삶을 지배한다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이제는 의미없게 되었다고 하여 그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실은 그렇기에 더 끔찍하게 슬플 뿐이다.
공개적인 자리에 암호처럼 글쓰는 거 싫어하지만, 모 이젠 나 혼자 쓰고 나 혼자 보고 있으니 가끔은 이래도 되겠지. 책은 읽은 지가 언제인가 싶어서 감상이 나올 일이 없고, 영화는 열까지는 아니라도 성을 다해 보지를 못하고, 드라마는 걍 모으기만 할 뿐이라 포스팅할 거리도 없다.
3. 이제는 뿔뿔이 흩어진 인연들이 가끔씩 기억에 소환되면, 세월이라는 그 시간적 간극을 뛰어넘어 서로가 같은 심정일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몇몇하고야 나름 성의를 다해 관계의 끈을 붙들고야 있지만 이미 오가는 메일에도 쓸 바를 검열해야 하는 사이가 되었고, 진실로 연이 끊어진 인연들도 있고. 그리운 사람들이야 많지만 일방적인 마음일 뿐이니까.
4. 에 그리고... 나 어스시의 마법사 언제 읽지. 시기가 계속 엇나가서 계속 묵히고 있는데, 문제는 이제 내 책장은 닿을 수조차 없는 곳이 되어서 어디선가 빌려야 한다는 건데... 애초에 그 전에 읽을 마음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기도 하고. 책 안 읽은지가 정말 너무 오래 됐단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사실에 슬퍼하는 것조차 염치가 없다.
전에 누구였더라, 위대한 작가들은 냉정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얘길 어디선가 보면서 그 취지에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는데, 그 예와 반례로 즉각 떠오르는 사람들이 각각 르 귄과 터로였었다. 무슨 얘기를 이어가려고 했는지 까먹었으니 포스팅을 그만할 때가 되었군.
그나저나 대선까지 남은 날이 너무 길다. 시간은 뚜벅뚜벅 가는 것이니 재촉하지 않아도 제 페이스대로 오겠지만, 랜드마크가 되는 사건들이 너무 띄엄띄엄 오면 그 사이가 버티기가 쉽지 않다. 하는 일도 없는데.
두 가지 얘기. 던지고 가야지.
2. 재주는 없고 부단한 연습을 통해 익힐 끈기는 더 없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는 매우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4컷 카툰 스타일의 그림 말이야. 캐리커쳐?? 뭐라고 불러야 하나. 펜 하나하고 종이만 있으면 혼자 낙서할 수 있는 수준. 나는 원하는 바를 이미지의 형태로 표현하는 능력이 전무해서 0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여튼 내가 대저 그렇듯이 생각만 할 뿐 실행에 옮긴 역사는 없다만 오늘 든 생각 중에 하나가, 그게 내 생각을 좀 덜 흘릴 수 있을 것 같아서..에서 출발한 측면이 있다는 것. 우습게도 또 다른 측면은 그림은 활자가 덜 요구되기 때문에 - 어떨 때는 같이 가야 하지만 - 언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만, 하여간 글은 어떨 때 정말로 직설적인 도구라서 낙서를 글로만 할 수 있고 다른 수단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게 종종 너무 불편하다는 거다.
그나마 글도 못 쓰는 게 - 문장 더럽게 이상하다 -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1. 그리고 이거야말로 갑작스런 얘기지만 - 원래 항상 갑작스럽지!! ㅋ - 오늘은 난데없이 멀더 생활 패턴에 금붕어가 얼마나 큰 사치인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애초에 이 인간 생활 방식으로는 집에 개미새끼 한 마리 제대로 기를 수가 없는 것이다. 제작진이 초기에 무슨 생각으로 어항을 넣어줬는지 모르겠다. 미관상? 여튼 비현실적이기가 이를 데 없어.
It's official. OCN에는 엑스필이 있다.
뉘신지 모르오나 매우 감사.
이런 작은 제스처(큰 제스처?)들 덕에 기운을 얻는다.
아이씨, 왜 이 시간에 Defying Gravity 같은 건 찾아가지고.
원래는 For Good 찾으려고 했던 건데.
여튼, 오리지널 캐스트 레코딩 앨범을 듣고 있는데, 가사 일부가 도저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 가사로 안 들리는데, 내 귀가 문제인 거 맞지? (← 맞다)
OCN 엑스파일 10시즌 방송은 우리말 더빙이라는데, 첫방부터 못볼 것 같다.
그런 거지만, 그런 것인 줄 아는데, 알기는 하는데, 아는 건 아는 거고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건 타는 거지.
아래서도 잔뜩 푸념한 문제지만 질리언의 스컬리 발성이 너무 달라져서 세월의 흐름 어쩌고 하기 이전에 이질감이 확 오기 때문에, 정말로 더빙판을 접하고 싶었더랬다. 목소리에 대한 기억이 의외로 길고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더빙판이 있고 크라이첵이 있었다면 너무 슬펐을 것이다. 잘 계십니까. 평안을 빕니다.
주말 동안 랑야방의 클라이막스부터 마지막까지를 어영부영 봤다. 방송을 해주는 걸 알게 되니 보게 된다. 꽂힌 수준은 아닌데 왜 휩쓸고 지나갔는지는 알 것 같다(지나간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휩쓴 게 중요한 것.; 모든 건 지나가기 마련이다). 정왕 연기하는 배우가 너무 절절하셔서 그냥 막 감정이입이 되더라. 처절하게 눈치 없고 요령 없고 술수를 모르는 직선적인 성격이 누구랑 닮았기도 했고^^. 매사 호탕하고 활기 넘치던 사람이 쪼그라들어서 뒷방에서 권모술수나 부리는 몸이 되었다고 자기혐오가 짙게 깔린 매장소 역도 좋았고. 역시 나는 캐릭터가 먼저 오는 모양이야. 그런 것치고는 플롯이 복잡한 작품들에 끌리긴 하는데…. 여튼 린각주도 좋았음. 예황군주도 좋았고. 황제도 예왕도 좋았다. 캐릭터로 약해서 아쉬운 느낌이 있는 캐릭터는 진반약인데, 여긴 초반부 모습을 본 적이 없는지라 내가 못 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DS 축하함. 여기 쓴다고 볼 게 아닌 줄 안다만, it's for me, not for you. So.
In short, 불만스런 점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많은데, 그런데, 그냥 전부 다 좋았다고 하더라.
(산만함 & 스포일러밭 & 안본사람 이해안됨 주의)
왜 이걸 봤더라. 이 에피에도 의미있는 대화가 조금 있긴 있었다만 그거 보자고 그랬던가.
보면서 쓴 거라서 에피 전개 순서와 일치한다.^^
-. 멀더와 스컬리 모습 정말 보기 좋다. 아직 찌들기 전. =)
-. 담백한 태도의 멀더 정말 신선. 프로페셔널하달까^-^. 스컬리야 너무나 당연하고.
-. 스컬리가 요청받은 사건이라고 멀더가 뒤에 서 있는 거 정말 좋다. 보안관이 자기한테 먼저 인사하자 그 때는 스컬리를 소개하지만, 묘지에서는 스컬리가 나서도록 뒤에 물러서 있는다. 쓰다 보면 흔히 잊기 쉬운 균형인데 잊지 않아 주면 고맙지.
-. 처음부터 '엑스파일 사건은 아니라서 유감'이라는 식으로 스컬리가 말하는 걸 통해 이런 종류의 사건에 대한 스컬리의 입장을 알려주는 거 정말 좋다. 밀레니엄 1시즌 Covenant 에피에서 변호인의 동기를 대사 두 문장으로 단박에 정리하는 거랑 같은 장치인데, 이런 경제적인 설명 + subtlety 정말 좋아.
-. 각본 하워드 고든 & 크리스 카터.
-. 어쩌다 이 에피를 볼 목록에 포함시키기로 했더라. 왠지 좋아서 여러 번 다시 본 에피인데, 우습게도 제대로 기억에 남은 건 없었네.
-. 이 에피는 새뮤얼을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면서 경제적이다. 나는 이 에피를 원본으로 처음 보았는데 그때 첫 등장한 새뮤얼이 담배 피워 무는 것에 놀랐고 - 그건 내가 순진했어서 - , 그 다음에는 "Yes, sir."가 인상적이었다. 장소적 배경이 테네시다 보니 말이 되는 것이긴 한데, 그래도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많은 말 없이 간단하게 소개를 한달까.
-. 그리고 멀더 여동생 얘기 나오자마자 멀더는 예민해지고, 스컬리는 즉각 보호모드로 들어가는 거 정말 너무 좋다!!!
-. 스컬리가 새뮤얼이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묻자 멀더가 "I don't know." 하는데 어조가 좋아. 연기 정말 좋다. 모텔방에서 둘이 입씨름하다 스컬리가 그럼 이제 장자를 죽이는 거냐고 하자 웃는 소리도 ㅋㅋ. 멀더가 이렇게 웃을 때가 없지. 좋을 때다 ㅋㅋ.
-. 이 에피에서 스컬리 입술색 정말 예쁘다. 정말의 향연^o^
-. 멀더와 스컬리 사이가 쌓인 거 없이 좋을 때라 두 사람 보기가 정말 좋아. 특히 병원 복도 장면. 새뮤얼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스컬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하자 "Why not?" 하는 멀더의 어조도 정말 다정하고, (상황은 비록 끔찍하지만) 웃어가며 이야기한다. 이렇게 보니 멀더가 1시즌에선 스컬리를 정말 여동생처럼 아꼈다는 걸 알겠다. condescending하지는 않은데 은근히 보호자연하는/싸고도는 톤이야. 스컬리도, 갑자기 사만다 이슈가 사건에 끼어들어 오자 멀더가 받을 상처와 동요에 매우 사려깊게 접근한다. 멀더도 막 방어적인 눈치가 아니다. 얘기가 민감해지자 두 사람 목소리가 속삭이는 톤으로 낮아지는 것도 진짜 좋다. 정말 진짜같다.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고 배려하는지가 보여서 이 씬 정말 좋아.
-. 전체적으로 톤이 정말 잘 조율된 에피. 17에피면 사실 시간 여유가 많이 있을 때는 아닌데 연기들이 정말 좋다. 뒷시즌에 가면 부검 진행중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는 멀더(ㅋ)가 이 때는 시작부터 와 있다만, 가능한 한 멀찍이 떨어져서 앉아 있다 ㅋㅋ. 그리고 불편함을 드러내는 몸짓.
-. "Mulder, take a look at this."
/ "Do I have to?"
(라고 하면서 와서 본다.^_^)
-. 멀더는 행선지를 말 안 하고 나가는 버릇이 있어 ㅎㅎ.
-. 그리고 오프닝만 생기면 그 즉시 절박함이 표출된다. 그럴 때마다 불현듯 깨닫는다. 이 사람이 얼마나 절실한지. 그리고 놀아나는 것에 얼마나 지쳐 있는지. 이제 겨우 1시즌 후반부인데 벌써부터 보이다니! 여기서는 직접적으로 사만다의 실종과 관련되어 있다기보다는 false prophet과 신비현상 전반에 대한 것이지만.
-. 여기 감방에서 보안관 · 교도관 · 멀더 세 사람의 대화에서는 조명이 매우 이상한데, 의도가 궁금. 어쩌면 단순한 예산부족? 여튼 너무 붉은색이 강하고 다른 빛은 거의 없어서 마지막 대사를 칠 때는 멀더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화면이 작은 탓도 있겠지만.
-. 새뮤얼의 죽음으로 비로소 정신차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 멀더 ㅋ
-. 이 때의 스컬리 구두굽은 매우 정상적이었다. 인간적이라고 해야 하나. 10시즌 스컬리가 너무 스틸레토를 신어서 계속 거슬리는 차였다.
-. 멀더는 사만다 사진을 출장에도 가지고 다니는구나. 그것도 액자에 넣어서. Talk about obsession =). 극적 장치인 줄 알기는 하지만.
-. 아까 그 조명은 사만다가 입은 붉은 옷이랑 매치되는 건가. 사만다는 이 에피에서만 저런 모습과 의상으로 등장한다. 실종 시기보다 연령대도 훨씬 어리다.
-. 이어폰으로 들으니 두 사람의 속삭임 정말 짜릿하다 =). 되풀이해 듣게 된다. 앞에 우드스탁 얘기할 때 스컬리 목소리만 결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후시더빙이 있었다는 걸 확실히 알고 들으니 이 대목에서도 그랬을 것 같은데, 어쨌든 좋다.
웨스트윙 1시즌은 말재주 많이 부리는 이 시리즈에서도 특히 유치한 조크가 많은 편인데, 너무 심각할까봐 걱정해서들 그랬을 것이다. 풋 하고 웃음 나오는 것도 있고 진짜 빵 터지는 것도 있는데, 이건 그런 1시즌 초반부에서도 튀는 농담.
배경은 이렇다. 의원 한 명이 건수 하나를 잡고는 스캔들을 터뜨릴 목적으로 기자들을 불러다 놓고 백악관 직원들 중 1/3은 습관적으로 약을 하고 있다고 덥석 충격발언을 한다. 당연히 기자들이 신이 나서 CJ를 물고 늘어질 것이니까 대응책을 논의하러 senior staff들이 비서실장실로 모이는데, 이게 조쉬가 들어오면서 친 농담. 뒤에 반응샷은 잘랐는데 맨디만 빼고 다들 - 심지어 리오까지 - 웃는다.
익스플로러상에서는 자동재생. 아래 음악도 익스플로러상에서는 자동재생이라 일단 한번 접었다. 아래 거 끄고 켜세요^^ 번거로워서 죄송.
(반복재생 걸려있음.)
CHUCK은 삽입곡도 좋은 편이지만 오리지널 스코어도 (드라마의 전체 분위기를 생각하면) 가끔 기만적일 정도로 좋은데, 이 음악은 이름은 Chuck and Sarah love theme으로 되어 있지만 실은 슬픈 장면에 정말 많이 동반된다. 굳이 그 두 사람 아니라도.
by Tim Jones
대단히 뜬금없는 소리라는 걸 알기는 하는데, 사만다 이야기를 마무리지은 마지막편의 제목이 Closure였다는 게 정말... proper하다는 생각을 (처음은 아니지만) 다시 했다.
Redux의 사만다를 정말정말 좋아하고 그게 진짜 사만다이기를 바라마지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에피는 외면할 수가 없다. emotional closure를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준 건 정말 보지 못했다. 작가들이 그 arc를 하도 끌어서 The Sixth Extinction 이후로 나는 이들이 종결을 못낼 줄 알았다. 구석에 던져뒀다 필요하다 싶으면 질질 끌어와서 내키는 대로 굴리다 결국은 망가뜨리겠거니 생각했었다. 대부분의 mythology 떡밥이라는 게 대저 그런 측면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다 드라마 끝날 때쯤에 급하게 땜질 수습하겠거니, 그랬었다. 그리고 SUZ/Closure에 그런 면이 없다고는 못한다. (애초에 제작진들이 7시즌이 끝이라 생각하고 임한 탓에 이 에피가 나올 수 있었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답게 그려줘서, 그리고 마지막 대사로 그걸 화룡점정으로 마무리를 지어줘서, 아직도 매우 감사하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의 시작은 사만다였으니까...
=====
맥락을 써놓지 않으면 내가 다음에 와서 보고 헛갈리니까.
실종 사건에 focus를 두는 시리즈에 대해 보고 있어서 생각이 그리로 흐른 거다. 내가 아는 실종 이야기의 궁극은 XF니까(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렇다는 말씀). Paper Hearts의 그 아버지(프랭크 스팍스였댔나 이름이)의 대사는 정말 마음을 후벼판다. "I used to think that missing was worse than dead." 하고 시작하는 그거. 아무래도 캐릭터에게 중요한 에피이다 보니 단역도 신경써서 캐스팅을 한 게 보이는데, 배우분이 너무 전달을 잘해주셨다.
그게 아무리 기만이라도 proper closure라는 건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하니까. 터로의 사형제에 대한 책에 피살자의 가족들이 가해자의 처형을 바라게 되는 이유들 중의 하나가 어쨌든 그러면 어떻게든 끝이니까..라는 게 있었는데, 잔인하긴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인간 심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실은 그렇다고 정말 끝이 나냐면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끝이 나긴 나는 거다.
블랙 다알리아(소설)에서 버키가 그렇게 파트너를 찾아다닌 것도 파트너가 생사불명의 상태로 실종이었기 때문이었지.
퍼오인은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캐스팅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 이 드라마를 쓸데없이(;;) 진지하게 보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 물론 제일 크게는 드라마가 진지하니 그런 거지만. 그리고 금주의 번호들이 거진 다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보니 캐릭터가 좋은 경우도 많고. 특히 좋았던 사람들이 좀 있어서, 에피소드 가이드를 만들다 자연스럽게 정리를 하게 됐다. 내친 김에 포스팅으로 만들어 보았다^-^;
내가 느끼기에 팬들 사이에 많이 회자됐던 케이스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서 내 맘대로 분리해서 썼고, 순서는 무순이긴 한데 대강 등장 순서를 따라가는 것 같다. 4시즌 말까지 포괄하고, 원래는 이주의 POI 중심이었지만 각잡고 목록 뽑다 보니 나중엔 시즌별 조연들도 많이 들어갔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스포일러밭이에요^^
내 안에서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하고 BBC 셜록하고 얼마나 잘 섞였는지 이 티저가 첫 20초 동안 위화감이 전혀 없다=0=.... 쩌네.
그래서 놀라서 포스팅했다.ㅡㅡ; 하지만 '셜록'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홈즈 형제 간 관계인데, 마이크로프트가 등장이 없어 조금 아쉽. 허드슨 부인에게는 미안하게도 내가 별로 관심이 없고 - 하필이면 티저 내용이 그 얘긴데 헙;; - 홈즈와 왓슨 간 관계는 영화 쪽이 더 보기가 좋다.
어쨌든 이렇게 연쇄침묵^^을 끊었으니 오늘에서 내일쯤은 퍼오인 에피소드 리스트업을 정말 해야겠다. 100% 내 작업이 아니고 가져온 것에서 기반한 거라 올리는 게 내키지 않아 내버려뒀는데, 더 묵히면 안 되겠어. 그 글이 올라가면 이 문단은 지울 예정.
Light a candle
Lay flowers at the door
For those who were left behind
And the ones who've gone before
나 자신의 기억을 일깨우는 용도=_=로 쓰일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만,
이 구석에 들러주신 모든 분들께,
당황하면 (혼자 간직하던) 비밀을 말하는 버릇이 있다 했던 픽션 속의 캐릭터가 누군지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__)
아 정말 이런 건 트윗의 망망대해 속으로 날려보내야 하는 건데.
Dexter 피날레를 봤었다. 역시 우리를 미치게 하는 건 그런 감정들이지.
그리고 피터 디킨슨의 One Foot in the Grave를 읽을까 하고 초반부 다섯 장(chapter가 아니다! 10 pages)쯤 보다 나머지는 유인책 삼아 남겨두었다. 다섯 장 내내 다스려지지 않는 자기 몸을 다스려 가며 옷을 입으려고 애쓰는 피블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자니 너무 힘들어서. 나이가 들어 몸이 쇠퇴하면서 정신도 같이 쇠퇴하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는데, 전자가 덜 슬프다는 것은 아니지만 후자의 경우는 본인이 정말 괴로워지기 때문에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을 이끌고 옷을 갈아입는 것 같이 사소한 - 물론 뇌졸중에서 회복 중인 고령의 환자에게는 절대 사소한 게 아니다 - 행위를 그렇게 집요하게 묘사하는 걸 읽는 데는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 현재 내게는 그런 인내심도 없고, 그런 경험과의 간접적인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좀 초연해지기도 힘들다. 그리고 애초에 우리글로도 묘사는 집중이 잘 안 되는데――;
그래서 나머지는 좀 남겨두었다. 읽을 날 오겠지 하고 생각하면서. 오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말 나왔으니 말인데, The Lizard in the Cup 바로 다음이 이 작품인데, 작가들 중에는 캐릭터에게 그리 감정적으로 매여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 잘 알긴 하지만 시리즈물이 매우 흔한 추리소설판(?)에서는 캐릭터가 작품마다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도 꽤 큰 주제인데, 등떠밀려 은퇴함 → 바로 다음 작품에서 아내는 이미 죽고 본인은 뇌졸중으로 요양원행이라니 내가 다 슬프다. 물론 그 배경 세팅에 호기심이 일어 구해 둔 것이긴 한데, 그래도 좀 너무하잖아=_=; 제목부터가 좀=_=;. 근데 피블이 등장하는 작품 수가 몇 편이나 되지? 분명 예전에 찾아볼 때 체크하긴 했을 텐데, 다 잊어버렸다.
문장을 한정없이 늘여쓰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