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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for Vendetta (2005)

afterwards 2007. 4. 10. 05:25

-. 맨 처음에 V가 늘어놓는 V로 시작되는 단어들. 뜻은 반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극장에서 웃다가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다. 처음부터 V가 수다쟁이인 게 귀엽(? 넌 왜 아무데나 나오냐)고 재밌었다.



-. 휴고 위빙 씨의 최면적인 목소리, 쵝오-_-d



-. 나로서는 이 영화를 도무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이야기가 너무 전형적인 데다 이상한 쪽으로 비틀려 있어서.. 영화가 강렬한 건 스토리의 힘이라기보다는 연출과 배우들의 힘인 것 같다. 스토리와 (나아가서는) 주제마저 스타일에 봉사했달까. 느낌이 그렇다.

(그렇게 보지 않으려면 이 영화를 철저하게 Evey 개인에 대한 영화로 보는 방법도 있지만, 마지막 장면에 영화에 등장했던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나와주는 걸 보면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지.)



-. 각본이 "stylish"를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건 모순이지만, (스포일러)영국에 출범한 전체주의 정권이 그 출생부터 원죄가 있었다는 식의 설정은 별로였다. 인체에 바이러스를 실험하고 10만에 이르는 자국민을 살해했다는 이유가 단지 개인의 권력욕이라면((스포일러 끝) 의장은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그냥 괴물일 뿐이니까.



-. 게다가 나는 그런 자가 정권을 잡았던 나라 사람이다. 주제의식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에서 그런 설정을 한 게 편히 보일 리가 없다. 차라리 '나 아니면 안 돼'하는 식의, 박정희 식으로 미친 인간이라고 묘사되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그 점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며칠이 지나서까지 앙금처럼 찜찜하게 남는 건 아무래도 역시 내가 바로 그 농담같은 독재국가 이야기가 현실이었던 나라 사람이어서일 것이다.



-. 불평 시작했으니 하나만 더. 고문의 테마와 그게 다루어진 방식도 별로였다.



-. 나탈리 포트만은 아주 예쁘고, 휴고 위빙의 목소리는 녹아내리는 듯해서 즐겁(?)게 보긴 했다. 영화에 수놓아진 순간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은 모두 진실해 보였다. 다만 그 전체를 버무려 놓으니 거대한 농담으로 다가왔을 뿐.



-. Guy Fawkes의 가면은 처음 포스터에서 봤을 때는 꿈에 나올까 두려울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영화 내내 보니 그런 느낌은 사라졌다.^^ V가 말이 많았던 덕이다.



-. 정리해서 글로 쓰고 싶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글이 안 나와서 그냥 포기.



(2006. 04. 08)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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