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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F] 시즌 6 삭제장면 음성해설


  최근 이런저런 곳에서 6시즌 DVD 이야기를 듣다 생각이 나서. 이 이야기는 혼자 많이 아껴둔 얘기이기도 하다.


  지금 보니 워리넷(위 링크)에 답글 달다 '정말'을 많이도 썼는데;;, 당시는 태풍이 한창이어서 TF/OS의 테마인 '눈앞에 다가온 종말의 시작'을 반영이라도 하듯 어둡고 꾸무룩한 날씨였다. Two Fathers 방송하고 내내 날씨가 이상했는데, One Son 방송한 바로 다음날 대전이 태풍 영향권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 빽빽하게 깔려 있었고, 덩달아 하늘이 낮아졌고, 바람은 아파트 빌딩 사이를 걷고 있으면 곧 휩쓸려 날아갈 것 같이 불었다. 태풍 직접영향권은 아니었지만, 근처에서 나무도 몇 채 쓰러지고 창문도 솔찮이 깨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습기찬 날씨였지만 이상하게도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아 물기가 허공에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해는 거의 비치지 않아 대낮인데도 어둠침침했다. 뭔가 초현실적인 기분이 들게 하는 날씨였다.


  덕택에, 나는 지금까지도 그 날을 현실이 XF를 따라잡았던 '세상이 뒤집힌 날'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정말 그 날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지만, 드물게 TV 안과 밖이 일치했던 경험이었다. 그 뒤로는 그와 같은 일을 겪어 본 적이 없다. 덕분에, 많은 분들 말씀대로 화면 상반부를 알록달록 수놓았-_-던 수해모금자막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에피를 정말(!) 실감나게 보았다. 6년여의 mythology를 정리하는 두 에피의 그 아마게돈 서막스러운 분위기는 아마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2006. 01. 20)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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