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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29 소사

소사

카테고리 없음 2015. 1. 29. 21:29


이 공간 명색이 온라인상의 내 집인데, 요새는 들러보고 스팸 지우는 게 전부라서 좀 미안한 마음이다. 집 비우는 거야 원래 일상사지만서도. 그래도 자주 들르기는 한다. 스팸을 몰아서 지우는 건 그때그때 지우면 더더욱 파바박 쌓이기 때문. 진짜야.



여튼 너무 먼지 냄새만 날려서 잠시.



포스팅을 못 하는 게, 그동안 문화생활이랄 것이 없기는 했다. 책을 아주 안 읽은 것은 아니나 이미 수가 적은 데다 충분히 두근두근하거나 즐기면서 읽은 것이 너무 없어서... 언제인가부터 감상의 능력을 대폭 상실한 느낌이다. 심지어 팬픽을 읽으면서도 원전을 들러 오지 않은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건 정상적이라고 하기 힘들지.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 그중 언급할 만한 감상이 남았던 것은 '탐정 매뉴얼'. 그러나 그다지 긍정적인 쪽은 아닌 것이, juicy한 제목이 아깝다는 게 제목에 대한 솔직한 감상이라서 말이다. 아니 작품이 나쁘다거나 모자라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흥미롭고 주목을 받은 게 당연한 작품인데, 다만 내 성향하고 맞지 않았을 뿐. meta-가 너무 난무하는 이야기라서 - 내가 또 용어를 멋대로 전용해다 쓰고 있는 것 같긴 한데 - , 제목하고 이야기가 영 같이 가지 않아. 사실은 그래서 지은 제목인 거겠지만, 그래도 juicy한 제목이 아까운 건 어쩔 수 없다.


실은, 제목을 보고 우려했던 바였다, 그게. metafiction이나 sf/fantasy 계열의 작품일까봐 꺼렸거든. 꿈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야기는 tuning이 잘 안 되면 이야기로 온전히 즐길 수 없다. 물론 이런 종류의 인용&패러디가 강한 작품은 이야기 그 자체로 읽으라고 쓰는 경우가 많지 않긴 한데, 나는 그래도 여전히 내러티브는 내러티브 그 자체로 즐기고 싶어서 말이야. 다른 모든 건 그 다음이니까. 그래서 꿈의 논리가 지배하는 추리소설이라는 구조가 썩 마음에 흡족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직관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증거나 단서가 좀 제대로 놓여 있었으면 하고. 하지만 이건 결국 종속적인 포인트고, 핵심은 위에 한 얘기.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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