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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잡담

afterwards/chitchat 2008. 11. 5. 21:52

  최근 팬픽션닷넷에서 놀고 있습니다. 제가 접했고 캐릭터 또는 스토리에 일부나마 관심을 가져봤던 미드가 생각보다 꽤 많더군요. Popular나 Earth: Final Conflict처럼, 우리나라에는 방송되지 않았거나 방송되었어도 거의 이야기되지 않았던 시리즈들도 있습니다.


  보통 TV시리즈 팬들은 웹에 팬픽션 아카이브를 별도로 가지고 있죠. XF에겐 고사머, 스타게이트 SG-1은 스타게이트팬닷컴이 있고, 로앤오더는 아포크리파에 주로 모이는 것 같더군요. 로스웰은 종영 전에는 크래쉬다운이 대표적이었는데 요즘은 활동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버피버스야 버피월드가 꽉 잡고 있지요. 그러니 팬픽션닷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도를 가지고 경향성을 운운한다는 건 좀 부정확한지도 모르겠지만, 목록을 죽 훑으면서 관심가는 걸 골라내다 보면 모종의 일관성이랄까 경향 같은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스타게이트나 엑스파일은 일단 대작들이 많고, 스케일이 큰 것들도 자주 나옵니다. 로앤오더는 의외로 비그넷 위주더라구요. EFC는, 최근에 찾아보고 놀랐는데, 시리즈의 메인 안타고니스트라 할 수 있는 산도발에 대해 양가적이거나 꼭 전향적이진 않다 해도 은근한 태도를 지닌 팬픽들이 제법 있더군요. 사실 원작에서는 그렇게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뤄지진 못했었어요. (아쉬웠던 부분이라...)


  팬덤에서 팬픽이 나름대로의 경향을 수립해 가는 걸 보면 가끔 재미있을 때가 있는데, 스타게이트처럼 매 회가 포스트 에피 팬픽을 불러서 이게 독립장르화된다거나 아니면 엑스파일처럼 케이스파일/로맨스물의 분리 성향이 두드러진다던가 하는 장르적인 경향성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팬픽을 통해 캐릭터들에 대한 특정 프로파일링이 고착되는 현상이 제일 흥미로워요. 스타게이트 팬덤에서 잭과 다니엘 페어가 보이는 양상은 너무 정형화되어 재미가 없을 지경이고, 어느 드라마에서나 캐릭터에게 드리우는 트라우마가 강한 특정 에피소드들은 수없이 반복되죠. 심지어 겨우 2시즌 하고 끝났던 Popular에서도 커플링이 거의 정해져 있더라고요.


  집단적으로 형성되는 독립적인 우주란 (종종) 재밌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함께 창조한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고 매우 강렬한 경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투입과 산출의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경우는 더 그렇죠.


  (결론은 없습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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