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gate SG-1'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1.05 팬픽 잡담
  2. 2008.10.17 소사 3
  3. 2007.04.15 score albums 3

팬픽 잡담

afterwards/chitchat 2008. 11. 5. 21:52

  최근 팬픽션닷넷에서 놀고 있습니다. 제가 접했고 캐릭터 또는 스토리에 일부나마 관심을 가져봤던 미드가 생각보다 꽤 많더군요. Popular나 Earth: Final Conflict처럼, 우리나라에는 방송되지 않았거나 방송되었어도 거의 이야기되지 않았던 시리즈들도 있습니다.


  보통 TV시리즈 팬들은 웹에 팬픽션 아카이브를 별도로 가지고 있죠. XF에겐 고사머, 스타게이트 SG-1은 스타게이트팬닷컴이 있고, 로앤오더는 아포크리파에 주로 모이는 것 같더군요. 로스웰은 종영 전에는 크래쉬다운이 대표적이었는데 요즘은 활동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버피버스야 버피월드가 꽉 잡고 있지요. 그러니 팬픽션닷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도를 가지고 경향성을 운운한다는 건 좀 부정확한지도 모르겠지만, 목록을 죽 훑으면서 관심가는 걸 골라내다 보면 모종의 일관성이랄까 경향 같은 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스타게이트나 엑스파일은 일단 대작들이 많고, 스케일이 큰 것들도 자주 나옵니다. 로앤오더는 의외로 비그넷 위주더라구요. EFC는, 최근에 찾아보고 놀랐는데, 시리즈의 메인 안타고니스트라 할 수 있는 산도발에 대해 양가적이거나 꼭 전향적이진 않다 해도 은근한 태도를 지닌 팬픽들이 제법 있더군요. 사실 원작에서는 그렇게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뤄지진 못했었어요. (아쉬웠던 부분이라...)


  팬덤에서 팬픽이 나름대로의 경향을 수립해 가는 걸 보면 가끔 재미있을 때가 있는데, 스타게이트처럼 매 회가 포스트 에피 팬픽을 불러서 이게 독립장르화된다거나 아니면 엑스파일처럼 케이스파일/로맨스물의 분리 성향이 두드러진다던가 하는 장르적인 경향성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팬픽을 통해 캐릭터들에 대한 특정 프로파일링이 고착되는 현상이 제일 흥미로워요. 스타게이트 팬덤에서 잭과 다니엘 페어가 보이는 양상은 너무 정형화되어 재미가 없을 지경이고, 어느 드라마에서나 캐릭터에게 드리우는 트라우마가 강한 특정 에피소드들은 수없이 반복되죠. 심지어 겨우 2시즌 하고 끝났던 Popular에서도 커플링이 거의 정해져 있더라고요.


  집단적으로 형성되는 독립적인 우주란 (종종) 재밌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함께 창조한다는 게 굉장히 흥미롭고 매우 강렬한 경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투입과 산출의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경우는 더 그렇죠.


  (결론은 없습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Posted by Iphinoe

소사

카테고리 없음 2008. 10. 17. 13:06

  생각을 떠올리기만 하고 발전시키는 데 약하다는 게 내 문제인데, 이건 끈기보다는 소질의 문제다.


  Anyhow, 폴 벤느의 책 중 그리스인들이 과연 신화를 진정으로 믿었던가 하는 문제에 천착한 책이 있다. 그 문제의식에서 시작하고 거기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어떻게 현실을 인식하고, 서로 다른 물리법칙이 작동하는 것 같은 다른 세계관들과 어떻게 화해하고 그들을 한몸에 끌어안고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로 말하자면 현대 물리학의 법칙에 기반해 우리 우주가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어떻게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규정하고 예수가 죽은지 3일만에 무덤에서 되살아났다는 기적을 동시에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한 얘기인 것.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나는 픽션의 세계에 있는 캐릭터들을 일면 내 이웃보다 가깝게 느끼고 있었고, 때문에 '결국 실제도 아닌 이야기에 왜 그렇게 마음을 쏟느냐'는 지적을 실제로 들어봤거나 아니라도 늘 의식하고 있었다. 저 책의 논의를 나는 내 멋대로 편의적으로 전용해 그런 내 성향을 정당화하는 데 써먹었던 것 같고, 덕분에 고마워하고 있다ㅡㅡ;;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니까 현실/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내가 그에 대해 감정을 느끼는 것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모든 감정은 그 자체로 진실이다. 하여 픽션과 현실을 기묘한 방식으로 섞는 나의 현실 감각은 이런 식으로 발전했다. 일단 정붙이게 된 캐릭터가 생기면 그를 둘러싸고 픽션적 현실이 생겨난다. 그에 대한 내 감정은 진실하다. 그리고 그 뒤로는 내 선호에 어긋나는 그 캐릭터의 행동은 작가와 제작진의 탓으로 돌린다. 매우 편리하긴 하지만 생각할수록 정신분열적인 현실 인식이다.


  그런데 최근 정붙이는 픽션 캐릭터가 하나 또 늘면서 이게 내 정신건강에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특정 드라마^^에 대한 내 애정이 힘들었던 90년대를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에 몇 년 나왔다 사라지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결말이 그다지 좋지 않다. The West Wing의 샘 시본의 경우 같은 건 매우 드물다. 오죽하면 소킨이 샘의 퇴장을 "graceful"하게 그려주기 위해 애썼다는 말이 당연하게 들렸을까.


  최근 눈에 들어온 캐릭터 역시 결말이 좋지 않다. 죄책감과 자신이 해온 일에 대한 회의에 휩싸여 사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난 아직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 생각을 하면 기분이 언짢아져서 볼 생각이 없어진다. 이건 중증이다. Stargate SG-1 때도, [스포일러]다니엘 잭슨이 떠난다는 사실 때문에, 다시 돌아온다는 걸 충분히 아는데도 5시즌에 들어서자마자 더 이상 진도를 못 빼고 있다. 마음을 이렇게 쏟는 건 좋은 증상이 아니다. 게다가 현실에서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어떻게 해서 쇼를 떠나게 되었는가에 대한 주변 이야기가 좋지 못하면 - 대부분은 또 그렇다 - 겹으로 슬퍼진다.


  하긴 크리스 오웬스가 CSM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드라마 내러티브 외적인 사실을 CSM의 아들이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인정받은 적 없는 스펜더의 캐릭터에 대한 내 애틋한 마음에 연결지어 위안이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는 사람에게 뭘 바랄까마는ㅡㅡa;   (← 알아들을 수 있으면 이미 진 것. 흐흐)



  p.s. 지금 생각하니, 이런 마음자리를 가진 내가 어떻게 엑스파일 7시즌을 볼 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볼 수조차 없었어야 맞을 것 같은데. 7시즌을 보기 시작할 때 나는 이미 8시즌 향방을 알고 있었다. 어떤 생각이었을까? 그 때에는?


Posted by Iphinoe

score albums

afterwards/chitchat 2007. 4. 15. 21:23

  The X-Files
  Millennium
  Stargate SG-1
  Monk
  The Saint (이건 영화)
  The Illusionist (이것도 영화)
  Dexter



  스코어에 관심 있는 작품들. 드라마 위주로 적었다. 영화는 리스트가 따로 있...나?


  엑스파일은 너무 당연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초기 시즌보다는 3,4시즌부터 7시즌까지의 음악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9시즌까지 나온다면 Scully's Theme을 빼야 한다. 그리고 실은 밀레니엄 음악이 더 좋다^^; 호세 청 에피에 쓰인 음악 같은 건 엄지손가락을 세 개쯤 세워줘야 하고, 2시즌 A Room With No View의 'Love is Blue'도 거기 쓰인 버전으로 갖고;; 싶다. (역시 소유욕.)
  Luminary 에피를 깜빡할 뻔하다니! 하지만 그건 대사 있는 버전으로 들어도 매번 홀려서 정신을 못차리기 때문에 음악만 따로 듣고 싶다는 생각은 잘 안 하게 된다. 스몰빌에서의 마크 스노우는 어떤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걸 확인하자고 드라마를 보고 싶지는 않아서. :)


  Stargate SG-1은 오프닝 테마에 쓰인 원래 영화의 테마도 좋아하고, 스코어도 종종 정말 좋은 음악들이 있다. 이 드라마도 대사 없이 음악만 깔리는 경우는 드물어서 CD를 탐내게 하는데, 내가 아직 4시즌까지밖에 못 봤고 스코어 앨범은 두 장 나왔다는 게 갈등요인. 그리고 음악을 따로 들어서 괜찮을지 잘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다 좋긴 하지만 그런 느낌을 주는 스코어는 많지 않았던 것 같거든.
  (물론 내가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거다. 엑스파일이라면 극중에서 들어서 좋았으면 따로 들어도 좋을까 그런 고민은 안 한다-_-;;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밀레니엄도.)


  Monk는 앨범을 들어보고 나서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는 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아직 내 머릿속 목록에 들어 있다. 정말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음악이 머리 사이로 술술 빠져나가 버리는 것 같아서... 그리고 재밌는 곡과 심심한 곡이 뒤섞여 있다. (대부분의 스코어 앨범이 그렇긴 하다.) 물론 1시즌의 오프닝 테마는 아주 좋아한다. Sideways OST를 좋아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그게 내 취향인 듯. 근데 둘이 같은 계열 음악이 맞나?


  The Saint는 찾아온 햇수가 있어서 우야든둥 포기 못 한다-0-. (이젠 집착까지.) 아니, 감독이 DVD에 코멘터리 넣은 거 보니까 '소리'에 정말 신경을 썼더라고요. 그걸 봐서는 음악감독이 누구였건 간에 실망하진 않을 것 같다. 그리고 CD 표지가 정말 멋지더라. (쿨럭)


  The Illusionist의 음악은 약간 단조롭지만 영화하고 잘 어울렸었다. 솔직히 음악이 뚜렷이 기억에 남은 건 오프닝, 클라이막스, 엔딩 이렇게 세 부분에 불과했지만 (그리고 세 부분 다 음악이 비슷하다). 그래서 목록에 넣어놓긴 했는데 우선순위는 낮은 편. 이 두 영화 말고도 뭔가 더 있었을 텐데... 소공녀? 머릿속에 목록을 만들면 이렇게 된다-_-


  Dexter는 이번에 건진(?) 수작인데, 처음엔 오프닝 테마를 Rolfe Kent가 맡은 게 관심을 끌었다만 (그가 Sideways 음악을 맡았다), 지금은 오프닝 테마보다도 중간중간 당기는 스코어들이 종종 있어서. (음악가는 다르다.) 이것도 1시즌을 다 보고 나서 뭔가 말을 해야겠지만, 그리고 음반이 나와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코어 음반 시장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인기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제발 엑스파일하고 밀레니엄 좀 내주오ㅠ.ㅠ 다른 거 없이 음악만 들어보고 싶다고 진짜.


Posted by Iphinoe

사이드바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