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잡설을.^^



  1.   그러기엔 까메오 이름들의 이야기가 제격. 멀더가 사건의 단서를 넘겨짚는 곳인 동물 관련 잡화점 이름 Nutter's Feed(데이빗 너터 - 감독), 멀더의 휴대폰 주소록에 Bowman(롭 보우만 - 감독), Gilligan(빈스 질리건 - 작가&프로듀서), Shiban(존 쉬반 - 작가&프로듀서) 등등 줄줄이 출연한 걸 보면서 왜 킴 매너스 씨는 없냐고 했었는데, 있었다! 중간에 장기이식을 위한 수술 하는 병원 이름이 Manners-Colonial Hospital이더군. 무슨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야든둥 나오셨다. 하나 더 의심가는 게 있긴 한데 그건 확인이 되면 그 때.
  (↑ Howard Dimsdale 이야기)


  2.   전부터 생각했는데 자꾸 쓰는 걸 까먹었었다. 스컬리 귀고리 스타일이 바뀌었다. 전에는 대개 귀에 붙는 형이었는데, 이제 늘어지는 스타일이더라. 하긴 영화 거의 전체에 귀고리 하나를 고수하긴 했다. 긴 머리에 예전 스타일도 잘 어울렸을 텐데, 여튼...... 질리언 앤더슨이 나이 들면서 얼굴이 더 입체형이 되는지 엑스파일 1-2시즌 때는 완전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형이었던 게 지금은 너무 입체형이 돼서 길어보일 지경인데 가뜩이나 머리칼도 길게 늘어뜨리고 귀고리도 길고...... (몰라;;)


  3.   휴대폰 자동응답 메시지, 원하는 내용으로 녹음도 가능한지 몰랐다. 스컬리는 스컬리답게 '스컬리입니다' 하고 시작하는데, 멀더는 '나예요'-_-+   니가 전화했냐? 자동응답에서까지-_-;



  +   이번 극장판에서 내게 가장 직접적으로 생경했던 건 뜻밖에도 음악이었는데(실은 살림차린 모드인 멀더와 스컬리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고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다. 나름 노로모였는데 말이다. 이 이야기는 깊이 들어가자면 별도로 해야 하므로..), 그게 좋으면서도 이상한 기분이라 분명히 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다.

  전과 같이 마크 스노우가 작업한 '나는 믿고 싶다'의 스코어는 두 가지가 섞여 있다. 하나는 서스펜스용, 즉 긴장감과 긴박감을 뒷받침하기 위한 스코어이고, 다른 하나는 드라마용으로,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에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각각 1.멀더가 혼자 단서를 찾으려 범죄현장을 둘러볼 때 나오던 음악 그리고 2.스컬리가 크리스찬에게 줄기세포 치료 첫 시술을 할 때 나오는 음악. 첫 번째 부류의 음악은 엑스파일에서 자주 듣던 것이고 액션 스릴러 류의 영화에는 언제나 나오는 것. 엑스파일답고 여전히 좋았으나 특별히 새롭다는 느낌은 없었으니 여기서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바로 두 번째 부류의 음악이 내게 생경한 느낌을 안겨준 장본인이었다.

  생각해 보면 엑스파일에는 저렇게 대놓고 감정선에 호소하는 음악이 드물었던 것 같다. 같은 마크 스노우의 1013 작업으로 조금 범위를 넓게 잡아 밀레니엄까지 포함한다 해도, 좋은 스코어야 많았지만 그 중 멜로드라마틱한 스코어는 매우 드물었다. 5시즌 이후로 시리즈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약간은 동화적인 분위기의 스코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감상적인 정도는 아니었다. 유일하게 전면으로 스코어를 끌어낸 시도가 8시즌에 도입된 스컬리 테마였는데, 그게 얼마나 끔찍한 실패였는지는 엑스필이라면 모두 공감하리라 믿는다. 나중에는 그 스코어가 나오기만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리모콘을 찾을 정도였으니까=_= 그런데 'I Want to Believe'의 새 스코어는 매우 아름다웠다. 크리스찬의 첫 등장 때 잠깐 깔렸다가 그 첫 시술 때 본격적으로 흐르는데, 러닝타임이고 뭐고 싹 까먹고 여기가 클라이막스구나 싶었을 정도다. (과장 한 12%쯤.)

  (초기 시즌 이후로 나와주지 않은 스코어 앨범 때문에라도) 엑스파일의 스코어에 미련이 많았던 터라 새 영화 음악도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엑스파일의 스코어라고 내가 생각하고 있던 그런 경향의 음악은 아니었지만 그 자체로 너무나 좋았기에 좋았다.;; 문제는 사운드트랙이 국내발매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 구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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