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itations'에 해당되는 글 3건


  Limitations와 도입부에서 다루는 내용이 매우 같아서 낚여서 읽었다.; 전개는 역시나 전혀 달랐다.^^ 확실히 흡인력 있는 작가다. 예측 가능한 전개로 쓰면서 이렇게까지 끌어당기는 건 예사 재능이 아니므로. 결말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누구나 다 알지만 그래도 끝까지 즐기면서 읽게 된다. 게다가 사회고발적인 것 같으면서도 무게가 없다. 매우 비상하고 정말 신기하다.


  아닐 거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자꾸 드는 생각이 있다. 톰 클랜시처럼 그리샴도 팀으로 움직이는 작가군인가 하는 궁금증이다. 이렇게 한 사람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을 읽을 때면 그런 기분이 계속 드는데, 그리샴은 이게 크라이튼보다 더하다. 이게 내 편견인지 아닌지 알 도리도 없고.


  혹시나 하여 위키피디아를 두드려 봤는데 단서는 없네. 장편 하나 쓰는 데 6개월이라니, 으음ㅡㅡ;;; 하여간 여러모로 부럽다^ㅇ^


Posted by Iphinoe

  드디어 다 읽었다. 질질 끌고 있던 숙제를 해치운 말투인데 이게 과장이 아닌 것이 다 읽는 데 40일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럴 분량이 아니다. 장편이라기보다는 중편에 더 가까운 길이인 것 같고 (판형이 좀 크긴 하지만 제법 얇다) 이야기도 그다지 긴 느낌이 아닌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ㅇ_ㅇ;;



  터로우의 주무대인 시카고 인근의 킨들 카운티. 주 항소법원의 판사로 일하는 조지 메이슨을 중심으로 세 가지 이야기가 얽혀 있다. 메이슨의 아내가 암을 선고받고 수술에 이어 항암 치료 중이고, 메이슨은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사건의 주임판사가 되어 판결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최근 잇따라 협박 메일을 받고 있다.


  주 등장인물들은 재빨리 소개되고, 복선도 친절하게 초반에 깔린다. 추리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라서 긴장감이 없을 정도인데, 후반부에 사건이 풀려가는 것도 그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전에 터로가 냉정한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점은 재삼 확인했다. 버릴 수 있는 캐릭터만 버리고 나머지는 안고 간다. 나로서는 알고 본 만큼 얻었고 그래서 불만은 없다만, 딱히 추천하고픈 작품은 아니다. 읽는 재미가 넘치냐 하면 그랬던 것은 아니라서. 하지만 언어장벽에 너무 길게 잡고 있던 것까지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겠다.



  아래는 진짜 내용소개.



  예후가 낙관적이기는 해도 부인이 암 투병 중이라는 것이 조지 메이슨의 심리상태에 전반적인 배경을 깔아 주고, 협박자의 정체가 플롯을 앞으로 끌어나감과 동시에 주된 서스펜스를 제공한다면, 메이슨의 심적 갈등에 핵심이 되는 것은 그가 판결을 내려야 하는 문제의 사건에 대한 것이다. 7년 전에 일어난 성폭행이 관건인데, 당시 가해자들이 촬영해두고는 그 뒤에도 종종 돌려보았던 비디오테이프의 존재를 피해자가 알게 되면서 비로소 가해자들이 형사기소가 되었다. 비디오테이프가 현존하니 범죄가 실제 이루어졌는가 아닌가는 논박의 대상이 되지 않고, 변호사의 핵심 논점은 이 사건이 너무 시간이 흐른 뒤 기소가 이루어졌다는 소위 statute of limitations(공소시효)인데, 그와 관련해서기도 하지만 메이슨이 주로 고민하는 점은 가해자들이 7년이 지나 지금은 나름 번듯한 사회 구성원이 되어 있다는 점, 즉 자신도 대학생이던 60년대에 그리 다르지 않은 짓을 저질렀던 기억이 이 사건 덕분에 다시 살아나 그를 사로잡았다는 점 때문이다. 사건에 개인사를 투영하게 된 것이고, 그런 만큼 과거와 화해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기 전에는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스토리라인과 협박자 스토리라인은 대체적으로 말해서 병존할 뿐 엮여 있지 않다. 전자의 결론이 무엇이냐는 역시나 터로의 성향상 예측이 가능하고 (게다가 Limitations는 터로의 소설 중에서도 매우 안전한 축에 속한다), 그 결론이 무엇이냐 자체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이 이야기의 핵심은 메이슨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예전의 과오를 인식하고 그걸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했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내가 보기에는 좀 약하다. 게다가, 자세히 들어가면 스포일러가 된다는 핑계로 길게 쓸 생각은 없지만, 한쪽이 다른 쪽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방편으로 검토되는 것도 실은 불만이다.



  정돈 안 된 글인데 이건 이 글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의사가 별로 없기 때문.; 이걸로 되었다.






  p.s. '무죄추정'의 주인공 러스티 사비치는 여기에도 모습을 내비친다. 꽤 비중있는 조연 중의 하나다. 그가 어디에 최종적으로 닻을 내렸는지를 알 수 있다. 그나저나 난 왜 이 이야기를 매번 빼먹지 않고 하는 거지=_=


  p.s. 하나 더. 이 글 쓰려고 터로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비로소 안 사실. 터로는 전작에 바로 이어 나온 이 Limitations를 제외하면 시계추처럼 정확하게 3년에 한 권씩 내놓는 작가였는데, 이 작품 이래로 아직 신간이 없다. 외부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보아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가 염려가 된다. 존 스펜서가 그렇게 갑자기 (어디까지나 내게 그랬다는 것이지만) 가버리신 이후로는 40년대생들에 대해서는 해가 갈수록 더 불안해져서.;


Posted by Iphinoe

소사

afterwards/chitchat 2010. 2. 3. 01:52

  여전히 생각 없고 소득 없는 2월. 본성을 거스르는 짓을 하려니 힘들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받네.


  셜록 홈즈(이번 그 영화)가 당겼던 이유를 계속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만담이 좋아서;로 귀결하는 것 같다.;; 거기에는 자막이 은근히 한 몫 한 것 같고. 마이크로프트가 셜록의 동생이 되는 만행을 저지르긴 했지만, 뭐 평소에 관심이 없었으면 할 수 없는 것.


  Limitations를 읽고 있다. 장편이라기엔 좀 못미치고 중편이라기엔 살짝 긴 정도의 길이인 것 같은데 서양 페이퍼백이 그렇듯 부피나 크기에 비해 가벼워서 생각보다 들고 다니기는 힘들지 않으나 진도가 정말 안나간다... 딱히 안 읽히는 것도 아닌데 실속없이 정신머리가 없어서 그런가.


  우야든둥 터로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오자면 'core'에 어딘가 'coldness'를 간직한 여인네들 캐릭터를 내가 보기 벌써 세 번째인 것 같은데, 그렇잖아도 이 작가가 여성 캐릭터는 타자로만 다룬다는 느낌을 받고 있던 터라 어쩌면 이게 근본 원인인가 싶기도 하다. 실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The Laws of Our Fathers부터 읽었어야 하는 건데 그건 읽기가 더 어렵고 길이도 더 길어서; 아 정말 누가 번역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사실 번역을 입에 담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을 내놓는 사람은 또 아니고...; 번역을 거론한다면 차라리(?) 아만다 크로스를 보고 싶은데 그건 나름대로 또 애로사항이 있다 보니... 에드워드 호크의 단편집이 나올 수 있으려나? 리버스 경감 단편집도 읽고 싶어서 몇 번이고 구입을 망설였었는데. 리버스는 장편은 너무 우울하고, 단편 정도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외로 흥미를 갖게 하는 플롯이 장점인 작가기도 하고.


  말은 이상하지만, 사실 요새 추리소설은 영문 원서에만 손대는 것은 여유가 없어서이다-0-;; 요즘은 그쪽 커뮤니티에서 많이(more than I'd like, I should say) 떨어져 있는 판에 가뜩이나 읽는 책마저 현재 번역서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으니, 이래서야 원. 하긴 3-4년여쯤 전 일본 추리소설 번역이 쏟아져 나올 때부터 이미 벌어진 일이기는 했다.


  와 오늘은 정말 두서없는 잡담에 충실하네.;;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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