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x17 Miracle Man

our town 2016. 2. 19. 02:05


왜 이걸 봤더라. 이 에피에도 의미있는 대화가 조금 있긴 있었다만 그거 보자고 그랬던가.


보면서 쓴 거라서 에피 전개 순서와 일치한다.^^




-. 멀더와 스컬리 모습 정말 보기 좋다. 아직 찌들기 전. =)



-. 담백한 태도의 멀더 정말 신선. 프로페셔널하달까^-^. 스컬리야 너무나 당연하고.



-. 스컬리가 요청받은 사건이라고 멀더가 뒤에 서 있는 거 정말 좋다. 보안관이 자기한테 먼저 인사하자 그 때는 스컬리를 소개하지만, 묘지에서는 스컬리가 나서도록 뒤에 물러서 있는다. 쓰다 보면 흔히 잊기 쉬운 균형인데 잊지 않아 주면 고맙지.



-. 처음부터 '엑스파일 사건은 아니라서 유감'이라는 식으로 스컬리가 말하는 걸 통해 이런 종류의 사건에 대한 스컬리의 입장을 알려주는 거 정말 좋다. 밀레니엄 1시즌 Covenant 에피에서 변호인의 동기를 대사 두 문장으로 단박에 정리하는 거랑 같은 장치인데, 이런 경제적인 설명 + subtlety 정말 좋아.



-. 각본 하워드 고든 & 크리스 카터.



-. 어쩌다 이 에피를 볼 목록에 포함시키기로 했더라. 왠지 좋아서 여러 번 다시 본 에피인데, 우습게도 제대로 기억에 남은 건 없었네.



-. 이 에피는 새뮤얼을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면서 경제적이다. 나는 이 에피를 원본으로 처음 보았는데 그때 첫 등장한 새뮤얼이 담배 피워 무는 것에 놀랐고 - 그건 내가 순진했어서 - , 그 다음에는 "Yes, sir."가 인상적이었다. 장소적 배경이 테네시다 보니 말이 되는 것이긴 한데, 그래도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많은 말 없이 간단하게 소개를 한달까.



-. 그리고 멀더 여동생 얘기 나오자마자 멀더는 예민해지고, 스컬리는 즉각 보호모드로 들어가는 거 정말 너무 좋다!!!



-. 스컬리가 새뮤얼이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묻자 멀더가 "I don't know." 하는데 어조가 좋아. 연기 정말 좋다. 모텔방에서 둘이 입씨름하다 스컬리가 그럼 이제 장자를 죽이는 거냐고 하자 웃는 소리도 ㅋㅋ. 멀더가 이렇게 웃을 때가 없지. 좋을 때다 ㅋㅋ.



-. 이 에피에서 스컬리 입술색 정말 예쁘다. 정말의 향연^o^



-. 멀더와 스컬리 사이가 쌓인 거 없이 좋을 때라 두 사람 보기가 정말 좋아. 특히 병원 복도 장면. 새뮤얼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에 스컬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하자 "Why not?" 하는 멀더의 어조도 정말 다정하고, (상황은 비록 끔찍하지만) 웃어가며 이야기한다. 이렇게 보니 멀더가 1시즌에선 스컬리를 정말 여동생처럼 아꼈다는 걸 알겠다. condescending하지는 않은데 은근히 보호자연하는/싸고도는 톤이야. 스컬리도, 갑자기 사만다 이슈가 사건에 끼어들어 오자 멀더가 받을 상처와 동요에 매우 사려깊게 접근한다. 멀더도 막 방어적인 눈치가 아니다. 얘기가 민감해지자 두 사람 목소리가 속삭이는 톤으로 낮아지는 것도 진짜 좋다. 정말 진짜같다.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고 배려하는지가 보여서 이 씬 정말 좋아.



-. 전체적으로 톤이 정말 잘 조율된 에피. 17에피면 사실 시간 여유가 많이 있을 때는 아닌데 연기들이 정말 좋다. 뒷시즌에 가면 부검 진행중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는 멀더(ㅋ)가 이 때는 시작부터 와 있다만, 가능한 한 멀찍이 떨어져서 앉아 있다 ㅋㅋ. 그리고 불편함을 드러내는 몸짓.



-. "Mulder, take a look at this."

    /  "Do I have to?"

  (라고 하면서 와서 본다.^_^)



-. 멀더는 행선지를 말 안 하고 나가는 버릇이 있어 ㅎㅎ.



-. 그리고 오프닝만 생기면 그 즉시 절박함이 표출된다. 그럴 때마다 불현듯 깨닫는다. 이 사람이 얼마나 절실한지. 그리고 놀아나는 것에 얼마나 지쳐 있는지. 이제 겨우 1시즌 후반부인데 벌써부터 보이다니! 여기서는 직접적으로 사만다의 실종과 관련되어 있다기보다는 false prophet과 신비현상 전반에 대한 것이지만.



-. 여기 감방에서 보안관 · 교도관 · 멀더 세 사람의 대화에서는 조명이 매우 이상한데, 의도가 궁금. 어쩌면 단순한 예산부족? 여튼 너무 붉은색이 강하고 다른 빛은 거의 없어서 마지막 대사를 칠 때는 멀더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화면이 작은 탓도 있겠지만.



-. 새뮤얼의 죽음으로 비로소 정신차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 멀더 ㅋ



-. 이 때의 스컬리 구두굽은 매우 정상적이었다. 인간적이라고 해야 하나. 10시즌 스컬리가 너무 스틸레토를 신어서 계속 거슬리는 차였다.



-. 멀더는 사만다 사진을 출장에도 가지고 다니는구나. 그것도 액자에 넣어서. Talk about obsession =). 극적 장치인 줄 알기는 하지만.



-. 아까 그 조명은 사만다가 입은 붉은 옷이랑 매치되는 건가. 사만다는 이 에피에서만 저런 모습과 의상으로 등장한다. 실종 시기보다 연령대도 훨씬 어리다.



-. 이어폰으로 들으니 두 사람의 속삭임 정말 짜릿하다 =). 되풀이해 듣게 된다. 앞에 우드스탁 얘기할 때 스컬리 목소리만 결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후시더빙이 있었다는 걸 확실히 알고 들으니 이 대목에서도 그랬을 것 같은데, 어쨌든 좋다.




Posted by Iphinoe

  아악~~~~~~~~~ 멀더와 스컬리가 반말을 해!!!!!!!!!!!!


  내용이고 뭐고 감상이고 뭐고 그것밖에 없다-0- 반말 정말 쫄깃하더라;;




  ...사실 중간에 약속 때문에 나갔다 와서 더 할 말은 없음. 혹시 이거 동영상으로 떠두신 분도 계시려나?


Posted by Iphinoe

자투리 둘

our town 2009. 10. 11. 15:37

  1-2년쯤 된 팬픽 소재 둘.



  1. 'Law & Order: 범죄의 의도'와 엑스파일의 크로스오버. 멋있지 않냐!! 사실 둘은 구도가 굉장히 비슷하다. 직관이 앞서고 어딘가 핀트가 어긋난 남자 파트너와 똘똘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여자 파트너. 남자 쪽은 키가 크고(멀더는 거구는 아니지만) 여자는 체구는 작지만 다부진 느낌을 주는 것도 유사하다. 참고를 안 했다면 솔직히 내 손에 장을...;; 게다가 먼치(John Munch. Homicide에 있다가 Law&Order:SVU로 간 캐릭터. Homicide 시절 캐릭터로 엑스파일에 에피소드에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다)가 양쪽 세계를 이어주고 있으니 그리 뜬금없지도 않다.


  스컬리-이임스야 일로 얽히면 바로 좋은 동료 관계가 될 것이고 (솔직히 이 구도는 여자동료들끼리 남자동료들 뒷담만 해도 재밌을 듯), 이 구도는 남자들이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이 썩 재밌을 것 같다. 멀더나 고렌이나 다 자기 영역에 민감한 수컷 기질들이 있어서... 그리고 용의자(=탐구대상)로서라면 몰라도 같이 일해야 하는 입장에선 고렌이 멀더의 황당한 소리들을 못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은근히 든다.


  문제는 L&O:CI는 (겨우) 2001년에 시작했다는 것. XF는 9시즌이었을 시기인데 이러면 도저히 시공간을 왜곡하지 않고는 끼워넣을 도리가 없다. 멀더가 더 이상 FBI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난 민간인 멀더 - 형사 고렌 그런 interaction은 싫어서. 아예 민간인들 사이에서 뛰는 거라면 모르지만 수사관들 사이에 있으면 멀더의 제한된 위치가 더 부각되어 보이니까.



  2. 예전에 - 이건 좀 더 됐다 - 웨스트윙과 엑스파일의 크로스오버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특히 조쉬가 등장하면. 멀더와 조쉬는 붙여놓으면 불꽃이 튈 조합이라고 늘 생각했었다. 둘 다 입씨름 좋아하고 지기 싫어하고, 말발 세고 논리운용에 강한 데다 성격이 세면서도 여리다. 게다가 조쉬는 또 스컬리에게는 쉽게 호감을 가질 것이니까 (똑똑한 여자 좋아한다). 멀더는 자기도 연방정부 공무원인 주제에 힘 있는 자들에게는 의혹과 반항의 태도로 일관하는 녀석이니까 조쉬와는 당연히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게다가 조쉬나 멀더나 기본적으로는 'cut the crap and get to the bottom of it'의 태도라서 외계인 얘기가 나오면 불꽃깨나 튈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마주치면 십중팔구 다나가 멀더에게 호기심의 눈빛을 보낼 것 같은데 조쉬는 그러면 항상 싫어한다.^^



  둘 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떠오르는 소재들이라 분명히 어딘가에 올라와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발견을 못했다. 찾으신 분 계시면 연락 좀..(__);





  찾긴 찾았다. 검색의 문제였구나. 사람은 역시 참 다양하다.; 세상에 Skinner/Josh의 조합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목욕재계하고 읽어야 하는 것인가 OTL



Posted by Iphinoe

  자, 이제 멀더와 스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죠. :-)






  당연하지만 스포일러 경고








  지금은 벌써 어언 네 달 전이 되었는데, 극장에 가서 처음으로 I WANT TO BELIEVE를 보고 나오던 그 때의 느낌은, '새 엑스파일이 나왔다'는 사실과 관련된 감상을 모조리 제외하면 당혹스러움에 가장 가까웠을 겁니다. 가장 두드러졌던 요인은 스컬리에 대한 묘사였지만, 찬찬히 생각해본 결과 멀더에 대한 묘사도 그 못지않게 결부되어 있었고, 그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M&S에 대한 묘사도 한몫 하고 있었어요.


  먼저 해둘 말은, 침대를 같이 쓰는 멀더와 스컬리라는 설정에는 전혀 거부감도 낯설음도 이질감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이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었고요. 전 원래부터 멀더와 스컬리에게 좋은 결말이라면, 그러니까 두 사람이 행복하다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었고, 그 두 사람의 관계가 어디로 수렴해 가고 있는지는 5시즌부터 명백했고 7시즌 이후로는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norm으로서는 진작 수용했던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를 노로모로 간주했던 건 상당 부분 드라마 내에서 그게 잘 그려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확신이 없고 불안감도 컸기 때문인데, 의외로 이 부분에 대한 영화의 묘사는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솔직히 멀더, 외계인에게 납치 고문당하고 군사법정에서 사형판결을 받은 탈옥수가 되더니 삶이 안정을 찾은 거냐 싶었지만 ㅋㅋ 어쩌겠습니까, 엑스파일에서 플롯의 개연성을 따지는 건 우물에 가서 숭늉 찾는... 쿨럭) 멀더와 스컬리의 로맨스가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그려지는 걸 꺼려했던 또다른 이유는 그것이 엑스파일의 형식과 전개에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이건 포맷이 TV 드라마에서 영화로 바뀐 지금은 더 이상 적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I WANT TO BELIEVE를 보며 이질감이나 당혹감을 느낀 건 멀더 스컬리 로맨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멀더와 스컬리라는 개인에 대한 묘사가 기대를 너무 벗어났기 때문이었어요. 새 극장판에서는 멀더와 스컬리의 단점이 비대하게 그려졌고 플롯 전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을 뿐더러,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요.


  드라마에서도 간간이 그려졌던 거지만 스컬리는 특정 계층/부류의 사람들, 특히 법의 경계선에 걸쳐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종종 필요 이상으로 적대적입니다. 군인 가정에서 자랐고 현재 경찰직에 몸담은 사람의 편견의 산물이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실은 그렇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전과자라고 해서 그런 태도로 다루는 건 다분히 감정적이니까요. 지금은 FBI를 떠났다지만 그 전부터도 그랬거니와, 인생이 뜻한 바대로 풀려가는 건 아니라는 걸 아는 나이에 이르러서도 그런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공격적이 되는 건 사람이 성숙하지 못한 거잖아요. 수사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도 아니었고, 실제로 도움이 되지도 못했죠.


  이 편견과 대결하는 과정이 이 영화에서 그려졌느냐 하면 실은 그런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결말이 다른 방향으로 나거나 아니면 결말에서 적어도 언급이 있었어야 할 겁니다. 이건 그냥, 조 신부에 대한 스컬리의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만 사용된 다음 (제가 보기엔) 휘트니 요원이 죽은 뒤 어딘가에서 그냥 영화 밖으로 사라진 것 같아요. 예전부터 스컬리의 그런 편견섞인 태도가 불편했던 터라 더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계속 거슬렸습니다. 피할 수가 없었어요T_T.


  멀더 역시, 다른 사람 특히 스컬리를 대할 때 자주 보이는, 대화가 안되는 먹통멀더^^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멀더는 협상 내지는 적어도 설득을 해야 할 시점에서 삐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 영화 내내 그랬다는 건 아니고, 중간에 병원 탈의실에서 스컬리랑 이야기할 때 그렇습니다. 스컬리가 '더 이상은 돕지 못하겠다'며 수사협조를 거절하는 그 시점은 화를 내야 할 시점이 아닌데, 멀더가 "Good luck." 하고 돌아서는 걸 보면 벌써 알 것 같죠. 그리고 심지어 휘트니 요원이 죽고 조 신부를 찾아왔다가 복도에서 두 사람이 대화할 때도, 스컬리는 위로를 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 자식은=_=; 아직 화를 내고 있어욧 (사실 여기서는 화낸다기보다는 자기 나름대로 결론짓고 사실전달을 하는 거지만).


  그렇잖아도 둘 사이가 많이 안정되어 보여서, 멀더의 일상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일에 몸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 즉 그 안정되어 보이는 모습이 실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일지도 모르나 - 그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려는 판인데 멀더가 또 토라지고 있으니 이건 멀더답다고 해야 할지 카터답다고 해야 할지 싶더군요. 다행히 그들의 갈등은 엑스파일답게 한쪽이 위기에 빠지자 다른 한쪽이 구출하러 오면서 승화됩니다ㅡㅡ;; 정말 패턴은 바뀌지 않았어요.





  이 글은 '멀더와 스컬리' 이야기도 섞여 있지만 그보다는 '멀더'와 '스컬리'에 대한 것입니다.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에 대해 이 영화가 취한 입장에 대해서는 (문장 좀 보게) 독립적인 글로 쓸 생각은 아직 없어요. 극장판 2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생각나면 또 건드릴지 모르지만, 이것으로 일단락짓겠습니다. 많이 길었고 별로 영양가 있는 내용도 아니었고 걸리기도 오래 걸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phinoe

사이드바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