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추리소설을 읽는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지, 답이 잘 안 나오더군요. 전 뭘 좋아하면 왜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터라. 그런데 이 문제는 항상 답이 잘 안 나와요.^^;


  물론 근본은 '재미있으니까'인데, 여가 선용할 작정으로 추리소설을 집어들 때를 보면 아무래도 익숙하다는 게 제게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장르문학은 아무래도 고유의 독해(?) 방식이 있지요. 그 방식을 일단 아니까, 설사 낯선 책을 대할 때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익숙함이 있습니다. 물론 이걸 '추리소설 읽는 이유'로 내미는 건 한참 초점을 벗어난 거죠. 애초에 왜 읽기 시작했나, 이 장르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나가 관건이니까요.


  그런데 묘한 것은, 추리소설의 기본적인 독해 타입과 저는 거리가 멀다는 겁니다. 전 트릭에 신경쓰지 않아요. 읽는 동안은 반전에도 거의 괘념하지 않지요. '추리소설'의 '추리'에 굳이 개의하지 않으며 읽곤 합니다. 작가와 대결하듯 '범인을 맞춰보자!' 하고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그런 방식과 거리가 멉니다. (그러면서 독자와 대결을 즐긴다는 퀸 씨 같은 작가/탐정 작품을 좋아하니, 저도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전 왜 추리소설을 읽는 걸까요.


Posted by Iph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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